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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민, 16년 만에 솔로 앨범 낸 이유는

등록 2017.01.13 19: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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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 노래에 자신이 없었어요. 듀오 '일기예보'로 활동할 때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죠. 밴드 '러브홀릭' 활동을 접은 지 7∼8년이 됐는데 그 때부터 솔로 앨범을 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점점 음악을 할수록 이상이 높아지고 제가 노래한 게 마음에 안 들었어요."

  듀오 '일기예보' '러브홀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강현민(48)이 16년 만인 13일 솔로 EP '리플렉티브(Reflective)'를 공개했다.

 그의 솔로 앨범은 2001년 타이틀곡 '늘'을 앞세운 솔로 1집 '쉬(SHE)'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프로듀서, 작곡가로서 활동에 주력한 그가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이날 신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강현민은 "재작년부터 솔로 앨범을 내려다 계속 미뤄졌다"며 "제 노래한 대한 이상을 낮추고 현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인 뒤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해서 내놓은 앨범"이라고 웃었다.  

 강현민과 나들로 구성된 일기예보는 포크 기반의 팀으로 1990년대 활약하며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 울려퍼지는 '인형의 꿈' '좋아 좋아' 등의 히트곡을 냈다.

 나들이 건강 등을 이유로 활동을 그만두면서 팀이 해체됐다. 이후 록과 밴드 음악을 하고 싶던 강현민은 이 음악 기반의 '쉬'를 내놓았다. 이후 자신의 음악을 발전시켜 '러브홀릭' 등의 히트곡을 낸 밴드 '러브홀릭'을 결성하는데 이르렀다.

【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멜로디컬한 록을 선보인 이 팀은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으나 서정적인 록을 들려줘 뮤지션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다. 이후 강현민이 프로듀싱 맡은 앨범이 늘어났던 이유다.

 이후에도 꾸준히 자기 노래를 만들어놓은 강현민은 이번에 자신의 목소리로 소화할 수 있는 감성에 집중한 곡들을 앨범에 담았다. 200곡 중에 5곡을 추리는 등 공을 들였다.

 다만 꽃잠프로젝트 김이지가 피처링에 참여한 타이틀곡 '추억'을 포함해 이번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 모두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 선명한 멜로디 라인을 지닌, '멜로디 메이커' 강현민의 음악적 정체성은 여전하다.  

 "도약이 좋은 멜로디가 좋은 멜로디라고 생각해요. 멜로디가 좋으면 다른 것은 필요 없죠. 요즘은 음악이 패션인 것 같아요. 요즘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멜로디보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죠. 프로듀서들도 메이킹이나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기고요."  

 브릿팝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강현민은 여전히 폴 매카트니 음악을 좋아하고 자주 듣는다고 했다. "15년 전부터 똑같은 음악만 들어요. 매카트니를 비롯해 라디오헤드, 유투(U2) 등. 장르는 다르지만 에어로스미스도 듣고요. 이 음악들처럼 감동을 주는 음악은 없죠. 제 데모를 들으면 아저씨 음악 같다고 하는데, 완성해서 들려주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서울=뉴시스】강현민, 싱어송라이터(사진=플럭서스)

 강현민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염세적으로 변한다고 털어놓았다. "나이가 들면서 더 어두운 가사를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앨범도 타이틀곡 '추억' 외에 자신의 현재 혼란스런 감정을 가장 잘 투영한 감성 모던록 '캔트 컨트롤'을 비롯해 '1234' '서치' '그런 나 그런 너'의 정서가 모두 어두운 이유다.

 다만 현재 보컬 허규 등과 함께 몸담고 있는 밴드 '브릭'은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친구'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희망적인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음악은 젊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한다는 강현민은 방송보다는 공연에 주력하고 싶다고 했다. 1989년 '10회 강변가요제'에서 속했던 그룹 '아침'의 '아침 같은 노래'가 동상을 받으며 데뷔한 그가 "노래가 되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간 음악을 해오면서 부끄러운 부분도 있고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운이 좋든 나쁘든 업적은 이룬 것 같죠.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노래에 대한 이상이 높은 것이 여전히 부담이네요. 하하."

 이날 기자간담회의 사회를 본 허규는 "강현민 선배님이 자신이 작곡한 곡의 데모를 스스로 녹음하는데 가수들이 이 데모를 들으면 부담을 느낄 정도로 목소리가 좋은 작곡가"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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