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3분만에 코로나 전파…시민들 "뭘 타야 하나" 불안
기사 2명 감염돼…확진자 각각 3분·5분 태워
시민들 "택시마저 안전구역 아니라니 불안"
"밀폐되고 좁아서…창문 꼭 열고 카드 써야"
[경기=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지난 1일 경기의 한 택시 승강장에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email protected]
11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부산의 한 승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로 지난달 말과 이달 초께 택시를 탔다가 해당 택시기사 2명이 전염됐다.
이 승객은 각각 병원과 보건소로 이동하면서 3분과 5분간 택시를 이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좁고 밀폐된 택시 내에서 전염력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부산시 방역 관계자는 "좁은 택시 공간에서 충분히 환기가 되지 않으며 바이러스 농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택시 안조차도 안전한 구역은 아니라는 게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더구나 승객과 택시기사 2명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아침 저녁으로 '지옥철'을 타다보면 감염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되도록 택시를 이용했다"며 "돈이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안전하리라고 믿었는데 당장 어떻게 출근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인 20대 최모씨는 "오히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감염됐다는 사례는 못 들어본 것 같은데 택시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니 놀랍다"라며 "어디든 안전지대는 없구나 하는 생각에 약간 씁쓸했다"고 했다.
또 이동이 편리하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는 노약자들 사이에서도 조심해야겠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1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0.09.11.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대화를 삼가고 환기에 신경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부산시 방역 관계자는 "택시에서는 대화를 줄이고 창문을 열어 꼭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역학조사를 위해 "현금보다는 카드로 결제하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밤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전날 0시 이후 하루 사이 176명 늘어난 2만1919명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또는 완화가 아닌 제3의 방법을 강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3의 방법은 2.5단계를 유지하되 자영업자의 고충을 감안해 중위험시설의 방역조치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