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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온라인그루밍' 판친다…아동·청소년 성착취

등록 2020.10.06 11:15:00수정 2020.10.06 1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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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경찰과 협력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 첫 검거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고소장 작성부터 경찰수사 동행

게임·채팅앱·SNS로 정서지지 또는 놀이로 유인해 범죄

[서울=뉴시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검거 사례. (자료=서울시 제공) 2020.10.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검거 사례. (자료=서울시 제공) 2020.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접속시간이 많은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경찰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사업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지원서비스다.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시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피해자들은 모두 10대 아동·청소년들이었다. 가해자들은 10~20대 초반의 남학생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를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동·청소년들을 유인했다.

모두 게임, 채팅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이 가진 익명성을 이용해 접근, 정서적 지지를 해주며 사진이나 영상물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배우가 꿈인 강모(19)양에게 '영화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제안했고 이후 사진을 유포한다며 협박해 성폭행을 하고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해 혼자 게임하는 시간이 많았던 이모(11)양에게는 '엄마 잔소리 듣기 싫겠다'고 위로하며, 초등학생 박모(13)양에게는 '야한놀이를 하자'며 접근해 노출 사진이나 영상물을 요구했다.

n번방 사건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유인해 사례금을 주며 성 착취물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엔 온라인 접속 시간이 많은 아동·청소년에게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사진과 영상물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방식으로 범죄양상이 확대됐다.

이번에 검거된 3건은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통한 첫 검거 사례다.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적극 지원한 결과라고 시는 밝혔다.

시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접수 이후 채증, 고소장 작성, 경찰서 진술지원과 범률·소송지원 등 전 과정을 도왔다. 심리치료 등 사후관리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범죄 수법은 ▲게임·채팅앱을 통해 접근 → 정서적 지지를 해주며 성착취 영상을 받아낸 경우 ▲야한놀이, 노예미션 같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고 접근 → 성착취 영상물을 요구하는 경우 ▲연예인이 꿈인 청소년에게 꿈을 이뤄주겠다며 접근→사진·영상물 등을 요구하는 경우였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모두 10~20대인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연령도 매우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지원한 상담실적을 살펴보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피해 지원 초기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총 10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3.5%를 차지했으나(지난해 10월~올해 3월 중순), 3월 중순 이후(3월 중순~8월)에는 총 21명(24.1%)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은 총 74건에서 309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13세 미만의 아동 피해자는 n번방 사건 이전에는 없었다. 그러나 n번방 사건 이후에는 온라인 그루밍, 불법촬영 등 피해 지원건수가 104건(중복)으로 증가했다. n번방 사건이 보도되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돼 피해 지원을 요청하는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제2의 n번방 사건 예방·대응을 위해 3월 '아동·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폭력 통합지원정책'을 전국 최초로 발표하고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비롯해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이나 상담이 필요한 학부모, 교사 등은 찾아가는 지지동반자(전화 02-2275-2201·월요일~금요일·오전 10시~오후 5시)에 문의하면 된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는 모든 권한을 활용해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법률 서비스 등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방위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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