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부당해고 교수 복직 거부 10개 사립대 '4차 경고'
4년제 10개교 19명…"오늘까지 결과 제출해야"
"결정 불복 목적의 소송은 합당한 사유 안 돼"
"상식선 넘었다" 지적도…이사 '물갈이' 나오나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2019.09.03. [email protected]
이번에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사학의 이사진 전원을 파면하는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교원소청위 이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원입법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 송선진 사립대학정책과장은 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난 10월14일 교원소청위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사립대학 10개교에 11월2일까지 이를 이행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교육부는 앞서 진행된 전수조사에서 적발됐던 18개 대학에 총 28명을 복직시키라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지난 10월5일 기준으로 4년제 사립대학 10개교에서 19명이 여전히 복직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 과장은 "10개교 중에는 이행계획을 제출했으나 아직 복직이 안 된 사례도 있지만, 많은 수가 교원소청위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며 "소송은 더 이상 핑계가 안 된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23~31일 전국 250여개 사립대·전문대학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교원소청위 결과 조치사항 500건에 대한 결정사항 이행 여부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뉴시스 8월18일자 보도 [단독]교육부, 교수 부당해고 사학 전수조사…"이사진 물갈이" 압박 참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그 결과를 보면, 총 18개 대학에서 28명이 부당한 징계처분을 취소하라는 교원소청위 결정에도 불구하고 복직하지 못했다. 유형별로 재임용 거부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해임 8명, 파면 2명, 직위해제 2명, 견책 1명순으로 나타났다.
금강대와 상지대가 5명으로 가장 많고 울산대와 서울기독대가 2명씩이다. 경성대와 성균관대, 조선대, 평택대, 경희대, 한양대, 국민대, 한서대, 서원대, 금강대, 나사렛대, 서울벤처대학원대, 아주대, 중앙대가 각 1명씩이었다.
해임 이상 중징계를 부당하게 내린 대학은 금강대, 상지대, 경성대, 성균관대, 조선대, 평택대 등 6개교다. 특히 금강대는 해당 교수 5명 모두 부당하게 해임·파면했다가 교원소청위로부터 복직 결정을 받았다.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위는 교원들이 파면이나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 징계처분이나 재임용거부, 면직, 직위해제, 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당하면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는 의견을 구할 수 있는 기구다.
교원소청위는 최장 90일 이내 심사를 마쳐 구제하거나 기각한다. 그러나 교원소청위가 징계 무효 또는 복직 결정을 내려도 사학이 이를 무시하고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구제를 받은 교원은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최소 1년6개월 이상 교단에 복귀하지 못하고 분쟁에 시달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6월 사립대학과 법인에 교원 부당징계를 철회하는 후속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임원취임 승인 취소로 대응하겠다는 경고 공문을 발송했다. 임원취임 승인 취소는 교육부가 대학을 경영하는 학교법인 임원을 전원 해임해 경영권을 뺏는 것으로, 당국이 사학에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 중 하나다.
종합하면 교육부는 지난 6월 경고 공문을 시작으로 7월 전수조사를 벌이고, 9월 미이행 대학에 재차 경고했다. 10월14일 경고를 받은 사학 10개교에는 교육부가 4번째 기회를 준 셈이다.
송 과장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따르지 않는 사학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사립학교법상 교원소청위 결정을 계속 어기는 대학은 임원취임 승인 취소가 가능하도록 의원 입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란 민법상 개념이다.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상식선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합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대학가에서는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에 따르지 않는 사학들의 행태가 이미 상식을 벗어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김용석 이사장(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은 "국가기관에서 대학들에 요구를 여러 차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며 "학교의 부정·비리를 보고 입바른 소리를 한 교수들에게 내려진 징계인데 이를 취소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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