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홍문종, '교비 횡령' 1심 징역 4년…법원 "학생들에 피해"(종합)

등록 2021.02.01 15:24:10수정 2021.02.01 15:27:1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민학원 교비 57억원 횡령 혐의

관계 부처에 리스료 수수 혐의도

일부 횡령 및 배임은 무죄 판단돼

법원 "교비를 개인 재산처럼 전횡"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75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02.01.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75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0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경민학원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해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관계 부처 로비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문종(63)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총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일 홍 전 의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에 징역 3년을,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실형을 선고하되 도주 우려가 없고 항소를 통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홍 전 의원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었음에도 서화 매수 대금으로 경민학원 및 경민대 자금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은 횡령 혐의와 관련 불법영득의사를 갖고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전부 유죄 판단했다.

또 홍 전 의원이 의정부 소재 건물 일부를 경민대 교비 회계 자금으로 매수했음에도 경민학원이 기부받는 것으로 처리해 33억여원의 경민대 재산을 경민학원 재산으로 전출한 횡령 혐의도 매수를 기부로 가장한 것이 맞다며 유죄로 봤다.

이와 함께 홍 전 의원이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경민국제기독학교를 운영하던 중 경찰 단속을 받자 명의상 대표로 있던 직원을 실제 운영자인 것처럼 조사, 처벌받도록 한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유죄 판결했다.

아울러 뇌물수수 혐의에 있어서 IT 기업 대표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명목으로 자동차 리스료 5200만원 상당을 제공받은 혐의는 이익수수 사실 및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도 리스료 전액이 아닌 일부만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홍 전 의원이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경민대에 처분하며 6억여원을 과다계상해 지급받은 횡령 혐의는 무죄 판단했고, 해당 부동산에 경민대 교비 3억9000여만원을 투입해 공사 및 비품을 구입한 혐의도 전용 목적이 아니라고 봤다.

또 홍 전 의원이 아파트 일부 층을 경민대에 임대한 후 과다계상한 관리비 8억8000여만원을 지급받은 배임 혐의는 과다 계상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했다.

나아가 홍 전 의원이 1000만원 상당의 공진단을 수수한 혐의는 직무관련성 내지 직무관련성 인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고,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사실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무죄 판결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75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02.01.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75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홍문종 전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02.01.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홍 전 의원은 경민학원 설립자 아들이자 이사장, 한편으로는 경민대 총장으로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돼야 할 학원과 학교 재산을 개인 재산인 것처럼 전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민대 교비 회계 자금 사용 부분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돼야 할 수십억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해 그 피해가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봐야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화 매수 관련 범행 과정에서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건물 기부 관련 범행에서는 교비를 사용 않고 기부받는 것으로 가장하기 위해 필요 서류를 꾸며내 범행 수법이 치밀하고 불량하다"고 말했다.

또 "범인도피교사 범행도 이처럼 경민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자신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학교 직원을 대신 처벌받도록 한 것으로 국가 사법기능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엄중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뇌물수수죄는 국회의원 재임 중 직무 관련 범죄에 대해 공직선거법에 따라 형을 분리 선고해야 하므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과 책임, 수수 이익의 규모 등을 고려해 분리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전모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김모씨는 범행 공모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했다.

재판이 끝난 뒤 홍 전 의원은 "너무 어처구니없다. 항소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항소할 것인가'라고 묻자 홍 전 의원은 "살펴보겠다"고 말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