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한방병원 관계 법인들 '회생 포기'…파산 절차 진통 예상
무리한 사업 확장, 현금 유동성 문제 불거져 부도 위기
기업 회생 법인 5곳 중 1곳 폐지, 3곳 취하, 1곳 매각중
부채 규모 커 경영정상화 험로, 권리 구제도 진통 관측
청연한방병원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무리한 의료 사업 확장·투자로 부도 위기에 몰린 광주 청연한방병원과 관계 회사들의 기업 회생 절차가 법원에서 폐지되거나 취하 허가를 받았다.
관련사들이 사실상 파산 또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고, 부채 규모가 1725억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경영 정상화와 파산 절차에 험로가 예상된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서경환 부장판사)는 회생 절차에 돌입했던 청연한방병원 관련사 5곳 중 1곳(청연인베스트먼트㈜)의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2곳(청연홀딩스㈜·㈜서연홀딩스)에 대해서는 회생 취하를 허가했다.
한의약품 제조·유통업체인 ㈜씨와이는 매각 절차(인수합병·M&A)를 밟고 있다. 또 다른 청연 계열 비상장법인인 광개토001은 회생 신청 직후 스스로 취하했다.
청연인베스트먼트와 서연홀딩스는 비주거용 건물 임대 사업을 하는 회사다. 청연홀딩스는 병원 경영 컨설팅 업체다.
해당 법인 3곳의 대표이사는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이모(42)씨다. 청연 계열 한방병원의 원외탕전을 맡는 씨와이의 대주주도 이씨다.
법원은 청연·서연홀딩스에 대해 사실상 회생이 어렵다고 보고 취하를 허가했다고 청연 측은 설명했다.
청연인베스트먼트와 청연·서연홀딩스는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의뢰를 받은 세무법인 조사 결과 관련사들과 이씨의 부채는 1725억 8000만 원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관련사들의 청산 가치는 30억 7600만 원, 계속 기업 가치는 57억 8600만 원"이라며 "채권자와 이해 관계인의 재산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일부 법인에 대해 청산 가치가 더 크다고 봤다.
이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23일 구속적부심에서 '조건부 석방(보증금 2억 원 납부 또는 보석보증보험증권 첨부 보증서 제출 등)'됐다.
이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사이 사업·운영 자금 명목으로 지인·투자자·재력가 7명에게 17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억대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현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청연한방병원과 재활센터, 요양병원 건물 3개를 묶어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운영사에 팔고 다시 임대해 이용하는 '리츠 사업'이 중단되자 자금·경영난이 심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씨는 돈을 빌리는 과정에 연대 보증을 서면서 관계인들이 퇴직금 또는 급여 관련 송사에 휘말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씨와 그의 부인, 서광주 청연요양병원·수완청연요양병원 대표원장도 일반회생을 신청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원장들도 청연 관련사의 임원을 맡아 경영에 관여해왔다.
이에 채권자들과 청연 전·현직 관계자들에 대한 권리 구제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연 측은 "회생안을 마련 중인 상황에 의료진·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의료 활동에 집중하겠다. 이씨도 향후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청연한방병원은 2008년 3월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청연한의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동·서의학 융합 메디컬 그룹을 표방한 청연은 단기간에 전국에 병·의원 14곳과 해외 지점, 한약재 제조, 부동산 리츠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현금 유동성 문제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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