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혹고니', 몽골→한국 월동 경로 첫 확인
한·몽 연구진, 혹고니 1마리에 위치추적기 부착
몽골 동부서 한반도 동·서해 이동…최소 2691㎞
[서울=뉴시스] 혹고니 모습.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2022.0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릿과 대형 조류인 혹고니는 전체적으로 흰색을 띤다. 주황색 부리 아랫 부분은 검은색이고, 눈 앞부분에 검은색 혹이 있다.
과거에는 강원 북부 석호 지역에서 주로 겨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 거의 관찰되지 않으며, 30여 마리가 겨울에 찾아오는 것으로 보고됐다.
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와 몽골야생동물과학보전센터는 2017년부터 몽골 동부 지역에 번식하는 철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이번 연구는 몽골 연구진이 지난해 7월14일 부이어호수에 사는 혹고니 1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고, 국내 연구진이 이 혹고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서 시작됐다.
[서울=뉴시스]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한 멸종위기종 혹고니가 몽골 부이어호수 인근에서 한반도로 이동한 경로. (지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2022.0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흘 후인 10월20일 강릉으로 내려온 뒤 동해안 일대를 오르내리며 머물다 12월4일 인천 영종도로 이동했다.
서해안으로 온 혹고니는 황해도 해안, 안산 시화호, 당진 삽교호를 거쳐 충남 보령 일대로 이동해 현재까지 인근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식지를 떠난 지난해 10월15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이동한 거리는 최소 2691㎞에 달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번식하는 혹고니의 번식지와 월동지 간 이동 경로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영 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멸종위기종 혹고니가 몽골 번식지에서 국내 월동지까지 이동한 현황이 처음 파악됐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성과가 크다"며 "앞으로 이동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지속 확대해 철새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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