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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에 '프리보텔라' 많을수록 대장암 예후 좋다"

등록 2022.12.27 11:15:32수정 2022.12.27 14: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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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장내 미생물 이용 대장암 예후 예측

"대장암 맞춤치료 및 재발방지 가능성↑기대"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박지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연세대 김지현 시스템생물학과 교수·허지원 박사.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2.12.27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박지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연세대 김지현 시스템생물학과 교수·허지원 박사.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2.12.2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변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예후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대병원 박지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연세대 김지현 시스템생물학과 교수·허지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으로 원발성 종양절제술을 받은 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과 생물정보학 기술 기반 광범위 스크리닝을 활용해 대장암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대장절제술 이후 암이 재발하거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예후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서 대장암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균주들을 탐색하기 위해 333명 대장암 환자의 수술 전 2주 이내 대변 샘플을 수집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이후 수술 후 대장암 진행 및 감소 여부를  3년가량 추적 관찰했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은 크게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형과 프리보텔라(Prevotella)형으로 나눠진다.

연구 결과,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예후가 좋아졌다.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은 그룹은 양이 적은 그룹에 비해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프리보텔라의 경우 주로 채식을 하는 동양권에서 많이 발견되는 미생물로, 연구 결과는 채식과 대장암 예후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인 푸조박테리움(Fusobacterium nucleatum)과 3개의 새로운 미생물(Alistipes sp.·Dialister invisus·Pyramidobacter piscolens)이 존재하는 경우 대장암의 예후가 나빠졌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5종의 예후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미생물들을 조합해 새로운 장내 미생물 예후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기존에 활용되는 여러 임상 지표들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한 예측력을 보였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대장암 예후 인자인 암 병기에 장내 미생물 바이오마커를 추가했을 때, 예후 예측력이 뚜렷하게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대사 체계를 추론하는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분석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한 비타민 B1 생성이 대장암 예후를 개선할 수 있고 장내 세포사멸 면역세포(CD8+ T세포)의 숫자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에 미생물을 활용한 예후 연구는 두어 개의 적은 미생물에 한정돼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4가지의 새로운 미생물을 추가로 제시하면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대장암 환자의 맞춤형 예후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이 대장암의 예후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며 “연구 결과는 향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대장암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장암 예후에 활용될 수 있는 장내 미생물 추가 연구를 통해 미생물을 이용한 대장암 예후 개선과 재발 방지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후속으로 식이와 장내 미생물 대사가 대장암 예후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암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온라인판에 지난달 28일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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