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실소유주 의혹' 강종현, "회장 맞냐" 질문에 "무직"
횡령·주가조작·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가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02.01. [email protected]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22일 오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씨와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씨, 관계사 직원 등 4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강씨는 여동생 강지연씨와 공모해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주가를 조작하고,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차명으로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이날 재판부가 현재 직업을 묻자 앞서 생년월일을 확인해주던 것과 달리 머뭇거리며 답변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배우 박민영(36)씨와 열애설이 났던 강씨는 빗썸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재판부가 재차 "인바이오젠 등의 회장직이 유지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강씨는 "아니다"며 "현재 무직"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강씨에 대해 "지난 2020년 8월경 여동생 강지연이 대표인 이니셜을 통해 이니셜1호투자조합의 지분을 매입해 상장사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비덴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 3개사와 관계사의 회장 직함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이 회사를 지배, 운영한 자"로 규정했다. 비덴트는 빗썸 홀딩스 최대 주주다.
강씨 등은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신용불량 상태인 강씨가 본인 명의로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해 조씨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후 실질적으로 이를 관리해왔다고 봤다.
검찰은 "강씨는 2019년 초 대표이사 대여금, 차명으로 관리하는 비상장 법인 차명계좌 대여금 형식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려 주식과 가상화폐 취득, 명품 구입에 유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며 "피고인들이 회사 자금 합계 628억원을 횡령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7월 비덴트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FTX와 매각협상을 하는 것처럼 허위 인수설을 퍼트린 뒤 비덴트 주식 약 340만주를 매각해 8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강씨는 빗썸 관계사 임원에게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 인멸을 지시(증거인멸교사 등)하고,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다른 직원을 도피시킨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강씨는 지난해 9월 경 버킷스튜디오 A 상무에게 '나와 회사의 관련성을 없애야 한다. 내 이름이 들어간 (자료를) 없애고, 사무실도 새로 알아봐줘라. CCTV도 기자 등에게 뺏길 수 있으니 조심해라.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임원 A상무는 지난 1월 증거인멸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강씨는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직원 B씨에게 지난해 10월경 해외출국을 위해 2000만원을 주고, B씨가 출국금지 조치를 받자 생활비 3000만원을 주고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에 머물게 한 혐의(범인도피)도 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한편 강씨 측 변호인은 "변호인 선임이 늦었고 아직 의뢰인과 협의도 다 못한 상황이며, 증거 열람 등사도 기록이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며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입장을 이날 밝히지 않았다.
강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9일 오전 10시40분에 열릴 예정이다.
빗썸홀딩스 최대 주주는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당자 비텐트이고, 비텐트의 최대 주주는 키오스크 유통업체인 인바이오젠이며, 인바이오젠의 최대 주주는 콘텐츠 유통업체 버킷스튜디오다.
이중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는 강씨 동생 강지연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빗썸홀딩스의 사내 이사를 지냈던 강지연씨는 2015년까지 휴대폰 액세서리를 납품하는 회사 대표로 있었다가, 2020년 230억원으로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 코스닥 상장사 3곳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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