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크론병은 못된 유전병?…'닥터 차정숙' 드라마 설정 논란

등록 2023.05.10 14:37:02수정 2023.05.10 16:06: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드라마 속 크론병 부정적인 묘사로 논란

드마마서 "이런 못된 병…유전 돼" 묘사

의료계 "환경적 요인 등 다양원인 작용"

[서울=뉴시스] JTBC '닥터 차정숙'. (사진=JTBC 제공) 2023.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JTBC '닥터 차정숙'. (사진=JTBC 제공) 2023.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주목받고 있는 JTBC 주말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이 부정적으로 표현돼 의료계에서 잘못된 인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방송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묘사는 지난 6일 방송에서 나왔다. 당시 드라마속 장인 역할을 한 배우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냐, 내 딸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라면서 크론병을 앓고 있는 예비 사위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방송됐다. 또 장모 역할을 맡은 배우가 “이 병은 유전도 된다,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쏘아 붙이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이후 수술에 실패한 예비 사위는 삶을 비관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의료계는 드라마상 크론병 발병 원인으로 '유전'이 부각됐지만, 사실은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창균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크론병은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다"면서 "환경적 요인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구화된 식습관이 근본적인 원인이고 항생제 오남용도 원인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식품첨가물이 들어있고 가공과 변형이 많이 된 초가공 식품에 들어가는 다양한 인공 첨가물들이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최근 국제 저널에 발표된 적이 있다.

크론병은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대개 서서히 나타난다. 초기 증상으로 설사와 복통이 흔하다. 발병 초기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설사와 복통, 체중감소, 혈변 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크론병을 의심해 보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주된 발병 연령대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다.

크론병은 일단 발병하면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중요하다. 장은 외부 유해물질에 대한 1차 방어막으로 다른 장기와 달리 점막 세포가 한겹이여서 외부 유해물질에 취약하다. 장에 문제가 생기면 반복적이고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설사 등으로 학업, 근무, 식사, 수면 같은 평범한 일상에 빨간불이 켜진다.

이 센터장은 "크론병을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만성질환의 하나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질병으로 위축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대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