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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

등록 2023.08.16 10:54:58수정 2023.08.16 1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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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서 휴식 취하고 있던 암사자 '사순이'

동물보호단체 "사람 손 잘 따랐는데, 생포할 수 있지 않았나"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인근 4∼5m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인근 4∼5m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효경 인턴 기자 = 경북 고령군의 한 민간목장에서 탈출해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에 대해 "꼭 사살했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순이는 탈출한 후 숲 속 그늘에서 20분 간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 행동 카라'는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순이는) 소유주인 목장주에 따르면 새끼 때부터 20여 년 간 사람 손에 길러져 사람을 잘 따랐다고 한다"며 "별다른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앉아 있었던 사순이가 맹수라는 이유로 죽어야만 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오전 7시24분쯤 우리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순이는 목장에서 20m 가량 떨어진 숲에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1시간10분 만인 오전 8시34분쯤 사순이를 사살했다.

환경부의 '동물 탈출 시 표준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탈출 동물이 원래의 우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위험 정도나 주변 상황에 따라 마취나 사살을 결정할 수 있다.

카라는 "고령임을 감안하더라도 사순이의 몸은 매우 말라있었다. 그간 감금돼 살아왔을 사육장 안은 시멘트 바닥 뿐이었다"며 "탈출 후에 목장 바로 옆 숲 속에서 가만히 앉아있던 사순이는 그저 야생 동물 답게 흙 바닥 위 나무 그늘 아래 몸을 뉘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고 밝혔다.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령=뉴시스] 정재익 기자 = 14일 오전 7시24분께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의 야생 동물 보호 체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카라는 "사순이와 같은 사자는 개인이 사육이 불가능한 합법적으로 사육할 수 없는 개체"라며 "목장주는 전 주인에게서 사순이를 양수한 후 동물원과 대구지방환경청에 사순이의 거처를 물색했지만 결론은 '갈곳이 없다'였다. 그 후 환경청의 형식적인 감독하에 개인인 목장주가 사순이를 책임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방환경청 등에 따르면 사순이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Panthera Leo)'로, 해당 종은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북부 ▲인도에 서식하는 사자의 아종으로 개체수는 250마리 미만이다.

이어 "환경부와 환경청은 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사각지대와 부적합한 전시시설에서 고통 받는 동물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대형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한 시설 마련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도 "마음이 아프다", "마취총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꼭 사살이 답이었냐"는 등의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안타깝지만 사살이 답이다", "돌발상황에 대비해 어쩔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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