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가득 메운 e스포츠 팬들 "신나게 롤드컵 응원"

성별·국적·나이를 불문 수많은 시민 운집

체감 7도 쌀쌀한 날씨에도 중무장한 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 거리응원이 펼쳐지고 있다. 2023.1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대형 스크린으로 선수들의 입장 장면이 나오자 광화문 광장에는 "오"하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들뜬 표정을 한 수만명의 시민들은 하얀색 응원용 봉을 연신 두들기며 대형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체감 온도 7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거리응원전 열기는 뜨거웠다. 뜨거운 열기는 성별·국적·나이를 불문했다.

관중 수 기준 세계 최대 e스포츠 행사인 이른바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18년 대회 이후 5년만, 서울에서 결승전이 열린 것은 9년 만이다.

거리 응원전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은 가족·연인·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해 담소를 나누거나 사전 행사로 마련된 부스를 돌며 행사를 즐겼다. 대형 게임 캐릭터 앞에는 인증사진을 찍기 위한 팬들의 기다란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모(18)군은 "수능이 끝나면 롤드컵을 보러 꼭 서울에 올라오겠다고 다짐했었다"며 "게임 경기를 단체 응원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인 이승빈(15)군은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과 함께 거리 응원에 나섰다.

이군은 "3대0으로 이기면 일찍 가야 해서 아쉬우니까 3대2로 이겼으면 좋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형제는 간판스타인 '페이커'의 마지막 롤드컵이 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오늘까지 우승하고 계속 선수로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한 팬이 우르곳 코스프레를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김혜진씨(23)는 "평소에도 남자친구와 롤을 자주 하고 이렇게 경기 직관도 자주 한다"며 "이렇게 서울 중심에서 다 같이 응원하는 경험이 새롭고 재밌다"고 했다.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대규모의 국내 e스포츠 행사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게임 캐릭터 중 하나인 '우르곳' 코스프레를 한 참가자는 "2010년 8월 처음 코스프레를 시작한 이후 코로나 때만큼 심심했던 시기가 없었다"며 "이 의상을 2020년에 만들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제야 처음 꺼내 입게 됐다. 이런 행사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임의 인기 캐릭터인 '이즈리얼' 코스프레를 한 김뱁새(24)씨 역시 "코로나19 이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건 처음인 것 같다"며 "3대0도 좋지만,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3대2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팬들의 요구에 게임  속 캐릭터의 대사를 읊으며 한참을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오후 6시 기준 서울 종로구의 기온은 9도, 체감 기온은 7도를 가리켰다.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핫팩, 담요 등으로 중무장한 채 거리 응원전에 나섰다.

한편 서울시가 e스포츠 대회를 위해 광화문광장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 거리응원이 펼쳐지고 있다. 2023.11.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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