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미분양 급증…뚜렷해지는 '집값 하락' 신호
미분양 주택 한 달 새 26% 늘어…분양시장도 이상기류
경북·강원 등 지방 중심으로 급증…청약 옥석 가리기
포항서 줄줄이 미분양 사태…한 달 새 2878가구 늘어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선거 후 분위기 다시 바뀔 것"
악성 후 미분양은 미미한 변화…수도권은 오히려 감소
9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7710가구로 지난해 11월 말 1만4094가구에 비해 25.7%(3616가구) 급증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9월 1만3842가구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10월부터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불렸던 청약 시장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지방을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경북은 미분양 주택이 4386가구로 한 달 사이 2788가구(174.5%)나 급증했고, 강원과 경남도 한 달 사이 각각 572가구(53.2%), 533가구(3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미분양 주택은 대부분 포항 지역에서 나왔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역 미분양 주택은 포항시 2919가구, 김천시 696가구, 안동시 233가구, 구미시 152가구 등에 분포돼 있다.
특히 작년 12월에 분양한 '남포항 태왕아너스',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포항펜타시티 대방 엘리움 퍼스티지' 등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서 한 달 사이 포항 지역 미분양이 2878가구 급증했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 약세 지역이 늘어나고 정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수요도 지역별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도권은 지방 보다는 증가폭이 크지는 않지만 역시 3개월 연속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1290가구에서 11월 1472가구 늘어났고, 12월에는 1509가구로 2.5% 늘어났다.
과천, 성남, 수원 등 수도권 인기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0가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화성(305가구), 용인(232가구), 양주(227가구) 등 수도권 외곽 일부 지역은 온도차가 나타난다.
다만 분양 시장 침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분양 주택이 팔리는 속도가 더뎌진 것은 맞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이 완공될 때까지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숫자는 작년 9월 7963가구, 10월 7740가구, 11월 7399가구, 12월 7449가구 등으로 증가폭이 미미하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한 달 전에 비해 1.0%(69가구) 증가했지만, 수도권의 경우에는 오히려 1.3%(8가구) 감소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분양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준공 후 미분양인데 위험한 수준으로 급증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최악의 입지가 아니라면 초반에 계약을 끝내지 못했던 물량이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팔려나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지금 주택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시기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2분기 이후에는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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