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계획 의결에 한숨 돌린 태영건설…남은 과제는
채권단 75% 이상 동의 기업개선계획 가결
채권자 협의회와 특별약정 체결 예정
부동산 PF 구조조정 성공 여부 관심
계열사 매각·대규모 인력감축 등 과제
[서울=뉴시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은 채권자 협의회와 특별약정(MOU)를 체결하는 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제3차 금융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한 기업개선계획이 이날 오후 6시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 가결됐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됨에 따라 한 달 이내에 채권자 협의회와 특별약정을 체결해 기업개선계획을 이행할 계획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되면 1개월 안에 MOU를 체결해야 한다"며 "MOU가 체결되면 기업개선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앞두고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을 포함해 임원을 감축하고, 3년간 임원 급여를 삭감하는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또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세영 창업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창업주로서 50여 년간 그룹의 성장을 이끌며 쌓은 경험과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책임경영을 완수하고, 그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세영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에 다시 복귀한 상태다.
태영건설은 윤 창업회장의 복귀와 그룹 차원의 지원, 자구노력 등을 강조하며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가장 큰 관심은 태영건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성공 여부다.
태영건설의 PF사업장은 총 60곳(본PF 40곳·브릿지론 20곳)이다. 채권단은 본PF 40곳 중 32곳은 사업을 이어가고 나머지 8곳은 시공사 교체와 경·공매를 통해 처리할 방침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은 1곳만 사업을 유지하고, 나머지 19곳은 시공사 교체 또는 경·공매 절차에 돌입한다.
산업은행은 "정상 공사가 진행하는 PF사업장이 계획대로 준공될 경우 공사대금 회수 등으로 2025년 말에는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당국이 다음 달 부동산PF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만큼 건설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의 PF 구조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공매를 통해 부실 사업장 정리에 나설 경우 토지의 경우 기존 가격의 50~70% 수준에서 매각되기 때문에 PF 사업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낮은 상황이라 경매 절차 지연 가능성도 있다.
시공사 교체도 변수가 많다. 최근 건설사들이 인건비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사업 수주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과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계열사 매각 작업이다. 태영건설은 현재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와 디아너스CC, 루나엑스CC 등 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향후 인수 대상자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매각이 불발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끝으로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워크아웃을 거쳤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도 대규모 직원 감축 등이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건설사 워크아웃 사례에서 임직원 급여 삭감과 인력감축 등의 자구 노력이 있었던 만큼 태영건설 역시 기업개선계획 MOU가 체결되면 정리해고 등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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