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구나 K-POP 작곡가"…단어 몇 개 넣었더니 AI가 5분 만에 '뚝딱'
포자랩스 AI 음원 플랫폼 '라이브', CJ ENM 임직원 행사서 소개
키워드에 한 단어만 넣어도 음악 완성…5곡 무료 제작 가능
'옛사랑', '여자친구', '슬픔', '외로움' 등 단어를 한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니 3분37초 길이의 영문 가사 힙합 음악이 4분 만에 완성됐다. 기타,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거나 직접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는데도 작곡, 작사, 가창을 일사천리로 완성할 수 있는 건 인공지능(AI) 덕분이다.
국내 AI 음악 스타트업 포자랩스가 개발한 AI 음원 제작 플랫폼 '라이브(LAIVE)'다.
CJ ENM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연 비저너리 콘퍼런스에서 라이브를 최초로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국내 AI 음악 스타트업 포자랩스가 개발한 AI 음원 제작 플랫폼 '라이브(LAIVE)' 웹사이트 화면 (사진=라이브 사이트 캡처)
장르(힙합, 팝, 록, 펑크 등), 음악 분위기(그루비, 로맨틱, 섹시 등), 가상 보컬리스트를 고르면 작사 내용을 입력할 수 있는 키워드 창이 뜬다. 키워드 창에 특정 단어들을 입력하면 AI가 이에 맞는 가사를 완성한 음원에 삽입한다. 한국어, 영어를 지원하며 이용자가 원할 경우 편곡, 수정도 가능하다.
포자랩스에 따르면 라이브 베타 서비스는 오는 19일에 시작한다. 정식 출시 예정일은 4월이며 구글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AI 음원을 최대 5개까지 만들 수 있다.
포자랩스는 추후 AI 음원이 유튜브 영상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곡당 다운로드 가격은 가사 없는 배경음악(BGM)의 경우 5만원, 가사 있는 음악은 8만원, 영화·광고 등 상업용 음악은 20만원으로 잠정 책정할 계획이다.
'스맨파'에 활용된 AI 음원…"AI가 만든 음악만으로 댄스 배틀 가능해질 듯"
포자랩스 주요 주주인 CJ ENM은 라이브가 제작한 배경음악(BGM)을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tvN '텐트 밖은 유럽'과 '형따라 마야로: 아홉개의 열쇠', 티빙 'MBTI vs 사주' 등에 삽입한 바 있다.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를 연출한 참여한 최정남 PD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라이브 덕분에 음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등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CJ ENM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비저너리 콘퍼런스를 열었다. AI 음원 생성 플랫폼 '라이브(LAIVE)'와 관련해 '스트릿 맨 파이터'를 연출한 최정남 PD(왼쪽)와 백현정 AI 사업추진팀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CJ ENM 제공)
최 PD는 "(처음 쓰는 만큼) 우리가 적합한 AI 음원을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을까 걱정 반, 두려움 반 있었다"며 "출연한 댄서들도 나중에는 AI가 만든 곡만으로도 배틀 미션을 해도 되겠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PD들이 편집실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어떤 BGM을 넣어야 이 영상을 시청자들한테 잘 전달할까에 대한 것"이라며 "편집 시스템에 (라이브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콘텐츠 품질도 좋아지고 시청자가 원하는 니즈에 맞게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10년 안에 13배 성장 예상되는 AI 음원 시장…"음악 수정 가능하다는 데 구글·메타 AI 서비스와 달라"
[서울=뉴시스] CJ ENM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비저너리 콘퍼런스를 열었다. AI 음원 생성 플랫폼 '라이브(LAIVE)'를 개발한 포자랩스의 허원길 대표가 'AI로 나만의 음원 만들기' 세션에서 라이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CJ ENM 제공)
포자랩스는 라이브가 글로벌 AI 음원 플랫폼으로써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세웠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세계 AI 음원 생성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2억2900만 달러(약 3014억원)에서 2032년 26억6000만 달러(약 3조503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구글,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도 AI 음원 생성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지난해 5월 뮤직LM을 출시했다. 구글이 앞서 지난해 1월 뮤직LM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에는 28만 시간 분량의 음악 데이터로 짜임새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학습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용자 누구나 텍스트 한 줄로 분위기, 장르, 악기를 설정해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요리사 출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손녀가 추모하는 음악'을 뮤직LM에 요청하면 이에 맞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또는 '야구', '영웅', '마지막', '긴장' 등의 키워드를 순서대로 입력하면 이를 콘셉트로 한 노래가 나온다.
메타는 같은 해 6월 뮤직젠을 선보였다. 가수 음원 1만개, 악기 소리만 나온 멜로디 39만개 멜로디를 학습한 뮤직젠은 텍스트 명령어에 따라 최대 12초(무료 기준)에 달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세계 AI 음원 생성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없다고 보고 있다. 허원길 포자랩스 대표는 라이브 등 자사가 만든 AI 음원 플랫폼이 뮤직LM, 뮤직젠 등과 달리 편곡, 가사 수정이 가능하며 음원 품질도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뮤직LM, 뮤직젠 등은) wav 포맷의 오디오로 나와 편곡 등을 위해 수정할 수 없다. 하지만 라이브가 만든 결과물은 midi 형식이라 수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 영어에 이어 일본어, 중국어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는 CJ ENM이 임직원들에게 넥스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인사이트와 영감을 제공하며 성장과 협업을 도모하기 위해 처음 연 행사다.
CJ ENM은 임직원들이 라이브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임직원 중 50명을 대상으로 'AI로 나만의 음원 만들기' 세션을 진행했다.
CJ ENM은 2020년부터 방송, 영화, 음악, 예능 등 한국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토대로 선구적인 업적을 쌓으며 전 세계 대중에게 영감을 준 인물을 '비저너리'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비저너리에는 강풀, 김용훈, 모니카, 류승룡, 송혜교, 스트레이 키즈, 엄정화 등 총 7인이 선정됐다.
CJ ENM 관계자는 "비저너리 어워즈는 미래를 이끌어 갈 ENM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알아할 변화의 흐름과 경계를 확장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ENM 플레이어로서의 자부심과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을 제공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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