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이렇게 올랐다고?…'신용보험' 고민해 봐야 할 이유
구상권 없어 가족에 채무 상속 막아 줘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상품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에도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는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2.09.14. [email protected]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6%로 나타났다. 가계·기업·정부가 한 해 번 돈 모두를 끌어모아도 가계부채를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가계부채가 불어났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총합은 1869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늘었다.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차주가 되면 궁극적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제도와 법원의 개인회생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하게 된다.
선진국에선 민간 영역의 '신용보험'을 이용, 가계부채 부실에 대비하고 있다. 신용보험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가 우발적인 사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보험사가 미상환 대출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해진 조건에 따라 상환해 주는 보험 상품이다.
신용생명보험은 사망, 장해, 질병 등의 사고를 보장하고 신용손해보험은 재해사망, 장해, 질병, 재산상 손해, 실업 등을 보장한다.
신용보험은 보증보험과 달리 채무에 대한 구상권이 없어 채무자 가족에게 채무가 상속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빚 대물림' 현상과 미성년 자녀의 개인파산 증가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은행 등 채권자 측면에선 고객의 부채상환 불이행으로 인한 위험을 낮춰 자산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
신용보험은 '대출보장보험'이라는 이름으로 1889년 벨기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선 이미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필요를 인정받아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특히 일본은 장기 주택담보대출 관련 단체신용생명보험 시장이 발달돼 있다. 민영 은행뿐만 아니라 일본주택금융공사에서 가입을 유도하며, 대출금리는 대출금리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경우 보험업계에서 가계부채에 잠재된 위험을 비용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신용보험의 활용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하지만 규제 등으로 인해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에게 신용보험을 권유하는 것은 금소법의 '불공정영업행위'에 해당돼 금지돼 있다. 또 은행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단체보험에서 보험료가 대출금리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될 경우, 불공정영업행위의 일종인 '끼워팔기'로 규제될 수 있다.
현재 대출 시 신용보험 가입 권유를 허용하도록 하는 금소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내선 BNP파리바 카디프생명과 메트라이프 등 단 두 생보사만 신용생명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신용보험 상품 '신용케어 대출안심 보장보험 무배당'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BNP파리바 카디프생명과 제휴를
맺은 독립보험대리점(GA)을 통해 판매된다. 이 상품은 '신용생명지수 할인 특약'이 적용, 가입자가 꾸준히 신용관리를 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신용생명지수란 대출, 카드사용 등 신용정보회사에 등록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보험사고에 대한 발생수준을 세분화한 지표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미국 RGA재보험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구간별로 산출된 신용생명지수에 따라 최대 10%까지 주계약 보험료가 할인된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사회적 가치가 있는 신용생명보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신용보험에 대한 전체적인 규제와 감독방안을 정비하고 소비자 인식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대출실행 과정에서 단체신용생명보험이 필수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하도록 대출 프로세스를 재구조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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