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던 노인 치어 숨지게 한 택시기사 항소심도 무죄
울산지법 형사항소1-3부(재판장 이봉수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8일 밝혔다.
택시기사인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중순 새벽 택시를 몰고 울산 남구의 한 교차로를 지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여성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녹색 보행자 신호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 B씨는 중간에 적색 신호로 바뀐 뒤에도 계속 걷다 A씨의 택시에 치였다.
머리를 크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6일 뒤 결국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자동차 운전자는 통상 예견되는 사태를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의 주의의무가 있으나 해당 사고는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판단된다"며 "A씨의 시력, 주변 가로등 점등 여부 등을 고려하면 B씨와 충돌하기 전에 차량을 정지시켰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전방주의 의무를 지키기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적색 보행자 신호에서 사고가 난 만큼 A씨가 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등을 보면 피해자가 중앙선을 넘어갔을 당시 검은 형체로만 보일 뿐 구체적인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상태에서 보행자가 중앙선을 넘어올 것까지 에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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