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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역 방화, 발빠른 대처로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 막았다

등록 2014.05.28 16:34:58수정 2016.12.28 12: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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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8일 오전 10시 51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70대 남성이 불을 지른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7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도곡역으로 진입하는 전동차 내에서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사진은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인화물질 모습. 2014.05.28. (사진=강남소방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8일 오전 10시 51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70대 남성이 불을 지른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7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도곡역으로 진입하는 전동차 내에서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사진은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인화물질 모습. 2014.05.28. (사진=강남소방서 제공)    [email protected]

역무원 화재 발생 즉시 진압나서…370여명 승객들 분산 대피  

【서울=뉴시스】장성주 기자 김병우 인턴기자 =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동차 방화 사건은 빠른 초동 대처로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를 막았다는 평가다.

 조씨가 인화물질이 든 통 10개를 비롯해 부탄가스도 가방에 함께 넣고 불을 질러 자칫 대형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10시51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매봉역을 출발한 전동차가 도곡역으로 이동하던 순간.

 전동차 네번째 칸에 타고 있던 조모(71)씨까 갑자기 가방에서 인화성 물질을 꺼내 두개의 가방에 불을 붙였다.

 마침 같은 전동차에는 역무원 권순중(47)씨가 타고 있었다. 권씨는 도곡역에서 내리려고 준비하던 중 "불이야" 소리를 듣고 전동차에 마련된 소화기를 꺼내 불을 끄기 시작했다. 동시에 권씨는 "119에 신고해 달라"고 외쳤다.

 함께 타고 있던 승객은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또 주위에 있던 시민들도 권씨를 도왔다. 일부는 비상벨을 눌러 화재 발생 상황을 기관사에게 알렸다.

 기관사는 곧바로 전동차를 멈춰 세우고 출입문을 열었다. 차장은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화재가 발생한 전동차의 네번째 칸까지 도곡역 승강장에 진입했다. 안내 방송에 따라 첫번째 칸부터 다섯번째 칸에 타고 있던 승객 270여명은 곧바로 도곡역으로 대피했다. 승강장에 진입하지 못한 6~9번째 칸에 타고 있던 승객 100여명은 선로를 따라 매봉역 방향으로 몸을 피했다.

 도곡역 역무실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화재 상황을 전달받은 역무원 4명은 역내 소화전을 이용해 전동차의 불을 껐다. 동시에 역무실에서는 종합관제센터에 사고 상황을 보고해 다음 열차 운행을 중단시켰다. 초동대처가 이뤄지는 동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도 현장에 도착했다.

 전동차에 승객 370여명이 타고 있었지만 서모(63·여)씨가 대피 도중 발목을 다쳤을 뿐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대구지하철 참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며 "전동차 내장재가 불연 소재로 돼 있어 큰 불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도록 권씨와 함께 불을 꺼 준 승객들의 빠른 대처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 조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그는 인근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던 중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조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15년 전 자신이 운영하던 업소에 정화조가 넘쳐 피해를 입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으나 보상금액이 자신의 생각보다 적다는 이유로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께 대구 중구 남일동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김모(56)씨가 전동차 안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조씨는 같은해 8월 대구지법에서 현존전차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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