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7일 文 대통령 첫 여름휴가 키워드는 'NO 쉼표'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지난 3일 진해 공관에서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해 병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7.08.04.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文, '안보'에 중점 둔 휴가 일정 소화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6박 7일의 첫 여름휴가 일정을 마치고 5일 복귀했다. 후보 시절부터 '쉼표 있는 삶'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의 첫 휴가는 북한 미사일 도발의 후폭풍으로 '쉼표 없는 휴가'가 됐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번 휴가에서 '쉼'을 온전히 실천하고 올 계획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푹 쉬시겠다는 생각"이라며 "문 대통령은 어떤 구상이나 의도, 책도 없는' 3무(無) 휴가'를 다녀올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 휴가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29일 떠나기로 했던 당초 계획은 하루 늦춰졌고 미사일 발사 후폭풍으로 안보 위기감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은 불편한 휴가를 떠나게 됐다.
30일 평창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동계올림픽 홍보 차원에서 평창을 첫 휴가지로 선택해 시설물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31일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 길 등반에 나서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에 야당은 연일 공격에 나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가하게 등산하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소위 ‘이벤트 쇼’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대통령과 함께 안보까지 휴가를 보낸 문재인 정부의 무개념 안보의식과 국정운영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휴가를 빨리 중단하고 복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의 추후 휴가 일정은 공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군사시설과 해군기지 등을 방문하며 안보 공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리아미자드 리아쿠드 인도네시아 국방 장관을 접견하고 국방 현안을 논의했다. 휴가 중에 해외 장관급 인사를 접견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이 더 나아가 국방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기 바란다"며 방산 사업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또한 3일 두 번의 잠수함 시찰 일정을 이어갔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남 진해 잠수함 사령부와 예하 안중근함을 각각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4일 "현직 대통령으로서 안중근함 내부까지 들어간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저녁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 국가 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 간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관련 화상회의를 한다고 밝히며 안보 공백에 대한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국 간 화상 회의도 문 대통령에게 실시간 사전 보고가 다 이뤄진 부분"이라며 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도 안보 상황에 촉각에 곤두세우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정상 업무로 복귀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비롯한 남은 인선과 국내 현안을 처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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