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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잇따른 양주…"갑자기 불어난 물에 몸만 탈출"

등록 2018.08.30 16: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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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천 범람해 주변 침수 피해 세대 150세대 넘을듯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30일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서 공릉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은 이모(79) 할머니의 집 바닥이 건물 밑에서 솓아오른 물살에 깨져 있다. 2018.8.30  asake@newsis.com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30일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서 공릉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은 이모(79) 할머니의 집 바닥이 건물 밑에서 솓아오른 물살에 깨져 있다. 2018.8.30 [email protected]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30일 낮 12시께 경기 양주시 송추IC 부근은 지난 밤의 악몽을 추스리기 위해 대민봉사를 나온 장병들과 주민, 그리고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경찰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살면서 이렇게 비 많이 오는 건 처음 봤어"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에 사는 이화자(79) 할머니는 지난 밤 아찔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몸서리쳤다.

 집중 호우가 내리던 양주시 송추IC 부근에서 공릉천이 범람하면서 지대가 낮은 이 할머니의 집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밤 12시쯤에 잠들어있었는데 몸이 축축해지더니 갑자기 물이 차오르더라고. 물살이 어찌나 센지 문도 안열려서 겨우 밖으로 나와서 대피했어"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는 이 할머니의 설명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니 50여m 떨어진 곳에 있던 소형 컨테이너가 넘친 물살에 떠밀려 20여m나 이동해 이웃집 펜스에 걸쳐 있었다.

 가까스로 몸만 탈출한 할머니는 모든 살림살이를 잃은 상태다.

 인근에 사는 김모씨(23)도 "갑자기 물이 차오른다는 아랫 층 친척의 전화를 받고 내려왔지만,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살림살이를 옮길 시간도 없었다"며 악몽 같았던 지난 밤을 회상했다.

 김씨는 "연락을 받고 내려와보니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며 "가재도구를 옮기려다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길래 일단 가족들과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곳 제방이 넘친 것은 20년만이다. 지난 1998년 송추계곡 일대의 물난리로 사망자가 나오자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와서 민원을 듣고 쌓은 제방이다.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양주시 장흥면 일영유원지 인근 인도교가 강한 물살에 붕괴돼 무너져 있다. 2018.8.30  asake@newsis.com 

【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양주시 장흥면 일영유원지 인근 인도교가 강한 물살에 붕괴돼 무너져 있다. 2018.8.30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번 비로 이 일대에서만 40여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 중 10여 세대는 모든 살림살이를 잃은 상태다.

 특히 지난 29일 오후 11시55분께에는 장흥면 공릉천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0시25분에는 장흥면에서 장모(56)씨가 자신의 집 앞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번 피해는 그만큼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진 탓도 있지만, 상류의 난개발이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상류의 택지개발 이후 유속이 빨라진 것 같다"며 인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송추계곡부터 내려오는 하천이 협소하고 다리가 좁은 탓에 비가 오면 부유물이 걸려 하천이 범람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까지 양주시가 파악한 침수 피해 가구는 80여 세대지만, 집계가 이뤄지면 피해가구는 최소 150세대 가랑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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