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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난맥, 일자리 영향은…"고용난 직결" vs "영향 크지 않아"

등록 2018.08.31 14: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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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20년 만에 5개월 연속 감소…외환위기 이후 '최악'

일자리 어려운데 추가 타격 가능성…"투자 감소가 고용감소로"

"성급히 연결 어렵다" 반론도…투자 감소 이끈 반도체, 고용유발계수 낮아

투자 난맥, 일자리 영향은…"고용난 직결" vs "영향 크지 않아"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산업투자가 20년 만에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투자지표가 외환위기 시절에 버금가게 후퇴하고 있어 우리경제 최대 현안인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하지만 최근 투자위축은 반도체 설비가 주요 원인인 만큼 고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자동화 설비 등은 고용유발계수가 높지 않아 일자리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어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 7.6% 감소한 뒤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생산, 소비와 더불어 산업지표의 3대축 중 하나인 투자가 연이어 내리막을 걸은 셈이다.

우리경제에서 투자가 5개월 연속 감소한 사례는 IMF 구제금융 사태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다. 설비투자는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적이 있다.

문제는 투자 후퇴는 곧 고용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문제는 우리경제의 최대 현안이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 정부가 세운 목표치인 32만명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아울러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증가했다. 금융위기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던 2010년 1월(-1만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일자리 증가폭이 떨어지자 '고용쇼크', '고용참사'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초반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 감소로 향후 고용시장이 더욱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투자에서 파생되는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설비투자는 고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투자가 줄면 고용이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는 "현재 제조업 부분에서 설비투자 감소가 바로 고용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를 보면 제조업 일자리가 2~30만개 감소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는 실업자들이 자영업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 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 했다. [email protected]

정부 정책이 기업 투자를 독려하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기업 투자 없이 고용은 개선될 수가 없다. 그런데 정부가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업을 옥죄고, 법인세를 올리고, 이윤이 나도 협력 공유이익제를 통해 나누도록한다. 대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할 수 없게 한 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 역시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야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며 "지금은 기업의 투자의욕이 줄었기 때문에 의욕을 북돋는 정책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반론도 있다. 설비투자 감소가 당장 고용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입장은 최근 설비투자 감소가 산업 전체의 투자 위축이 아니라는데 기초한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는 주요 반도체 업체의 설비 증설이 근 1년 반동안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 4월경부터 설비 증설이 마무리됐다"며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제외하면 (설비투자가)전월비나 전년 동월비나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작년에 워낙 반도체 쪽에 투자가 많이 됐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다. 하반기로 가면 기저효과가 거꾸로 나올 수도 있다"며 "구조조정 같은 것들이 되고 있는 와중이고 가동률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서 설비투자 전체를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시그널이다. 너무 비관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최근 투자 부진은 반도체 투자가 조정받은 결과라는 얘기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의 경우 고용을 창출하는 고용유발계수가 그리 높지 않아 고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비교적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 연구위원은 "투자가 좋지 않으면 고용이 어렵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맞는 이야기다"면서도 "최근의 상황에서는 성급하게 연결하기 어렵다. 반도체는 대부분 자동화돼 있어 설치 과정 정도만 고용에 영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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