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무효' 소송 2심도 각하…"재판대상 아냐"
동성애 차별·혐오 발언 금지 조항에 반발
1심 이어 2심 "행정소송 대상 아냐" 판단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판사 이승영)는 23일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과 학생 등 14명이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각하 판결했다.
앞서 1심은 학생인권조례가 헌법 등이 인정하는 학생의 권리를 확인하는 것일 뿐, 새롭게 권리를 제한하진 않는 만큼 행정소송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도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1심은 "조례 내용은 모두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권리를 학교생활에서 구체화한 것"이라며 "특히 5조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어떠한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배움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헌법적 원칙을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인권옹호관을 둬 인권침해사건을 조사하고 시정 권고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는 지도·감독이 아닌 조언·권고 등 비권력적 장학지도일 뿐"이라며 "학생 인권이 학교 교육 과정에서 존중돼야 함을 강조하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 전 교장 등은 지난 2017년 9월 신설된 학생인권조례 5조 3항이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법령 위임 없이 새로운 권리와 의무를 부과해 조례제정권 한계를 일탈했다며 같은 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은 성별이나 종교, 임신·출산,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또 학교 설립자와 운영자, 교사 등은 이같은 이유로 차별적 언행이나 혐오적 표현을 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다.
곽 전 교장 등은 "학생인권조례가 겉으로는 학생의 인권을 보호한다면서, 속으로는 동성애를 비판할 권리를 막아버린다"며 "미션스쿨로서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고 교육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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