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여행은 사치"…여행비 지출전망 6년만에 '최저'
경기 부진에 소비심리 위축된 영향
주거비 지출전망은 유일하게 '상승'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지난달 가계의 여행비 지출전망 수준이 6년 만에 가장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의 여파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당장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는 여행비부터 줄이려는 가계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동향지수(CSI)의 소비지출전망에서 여행비 지출전망지수는 87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13년 12월(87) 이후 5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폭은 지난 2015년 6월(5포인트)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역대 8월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지난 2013년 8월(8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출전망CSI는 6개월 후의 씀씀이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해당 항목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가계가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여행비는 필수지출이 아니라 기호지출에 속하기 때문에 통상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경기가 나빠지면 가계에서는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부터 조이기 때문이다. 여행비와 마찬가지로 경기에 쉽게 출렁이는 의류비(93)와 외식비(90) 지출전망도 일제히 1포인트씩 하락했다. 의류비는 2009년 4월(91) 이후 최저치였다.
내구재 지출전망(92)도 2017년 3월(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두 달 연속 이어갔다. 교양·오락·문화생활비도 90으로 지난해 11월(9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부진세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소비심리가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지출전망CSI는 105로 지난해 7월(10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전망 항목 중 유일하게 상승한 건 주거비였다. 지난달 주거비 지출전망CSI(103)는 전월대비 1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세값 상승 등 주택 시장이 들썩이면서 주거비 전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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