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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3명중 1명 "극단적선택 고려"…원인은 학업·성적

등록 2019.11.19 14:00:00수정 2019.11.19 18: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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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체벌·방임 등 권리 훼손시 높아
아동 절반 이상 수면부족…과외·학원>.게임
19일 '제13회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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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초·중·고등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 (표=보건복지부 제공)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절반 이상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3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 학교 성적 등 과도한 학습부담이 원인이었다.

특히 수면부족과 체벌, 방임 등 일상생활에서 아동의 권리가 훼손될수록 아동들을 더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한라'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정책토론회'에서 박현선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아이들 행복한가요?: 권리로 보는 아동의 삶'이란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청소년정책연구소의 '한국 아동청소년인권실태 2018 기초분석보고서'와 '2016년도 아동청소년인권실태연구' 원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기초분석보고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재학생 9060명이, 2016년 원자료는 1만453명이 참여했다.

아동들의 행복감은 2013년 81.1%에서 지난해 83.1%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초등학생(90.4%)에서 중학생(84.0%), 고등학생(76.4%)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행복감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 1순위로 학생들은 '학업부담'을 꼽았다. '학업부담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학생 비율은 2018년 44.5%로 5년 전인 2013년(37.3%)보다 7.2%포인트 증가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19.6%로 뒤를 이었고 기타 10.0%, '친구와 관계 나쁨'(9.3%), '가정불화'(8.1%) 순이었다.

생존권과 관련해 수면부족을 호소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는 아동들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52.4%가 '수면부족'이라고 답했으며 '자살생각 경험' 비율은 33.8%였다. 평균 수면시간이 2013년 7시간6분에서 2018년 7시간18분으로 12분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태였으며 2015년 27.8%까지 낮아졌던 자살생각 경험률은 3명 중 1명 수준까지 높아졌다.

모두 학업과 관련이 있다.

수면부족 이유를 보면 가정학습(숙제·인터넷강의) 19.1%, 학원·과외 18.4%, 야간자율학습 10.1% 등 절반 가까이(47.6%)가 학습 문제다. 아동들의 수면부족은 문자메시지(14.1%)나 게임(8.8%), 드라마·영화·음악(8.0%) 등 일반적으로 부모들의 걱정거리보다 과도한 학습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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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로 확인된 건수는 2만4604건이며 피해 아동은 2만18명에 달했다. 2017년 2만2367건보다 2237건 증가했는데 실제 피해 아동도 1년 사이 1만8254명에서 1764명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자살을 생각한 학생들은 37.2%가 '학교 성적'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불안'(21.9%), '가족 간 갈등'(17.9%), 기타(14.4%), '선후배나 또래 갈등'(7.2%), '경제적 어려움'(1.4%) 등이 뒤따랐다.
실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은 늘어나는 추세다.

평일에도 하루 2시간 이상 교과 수업 외 공부를 하는 학생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5명 중 1명(22.3%)은 하루 2~3시간 공부를 더 하고 있었으며 6시간 이상된다는 학생도 5.2%나 됐다. 이런 비율은 2013년엔 21.9%와 2.9%였다. 3~6시간 공부한다는 학생 비율도 2013년 대비 증가했다.

차별은 연령(31.3%), 학교 성적(28.6%), 성별(28.2%), 외모(24.2%) 등으로 발생했다.

부모와 학교교사에 의한 체벌은 2013년 30.6%와 29.7%에서 2018년 26.0%와 12.2%로, 욕설은 34.1%와 27.3%에서 31.3%와 18.9%로 감소 추세다. 교사에 의한 체벌과 욕설 감소폭이 부모보다 더 컸다.

그러나 '밤늦게까지 보호자가 없었던 적이 있다'는 문항에 2018년 60.4%가 '그렇다'고 답해 2013년(58.3%)보다 늘었다. 초등학생도 51.8%가 보호자 부재를 경험했다.

박현선 교수는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수면 부족 이유, 차별의 이유가 대부분 학업 관련 지표로 수렴하고 있다"며 "충분히 자고 규칙적으로 먹는 것과 같이 사소해 보이는 일상적 권리도 침해가 누적되면 자살생각이 급격히 증가되는 생존의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수면부족과 아침결식, 운동부족을 모두 경험한 학생은 40.3%가 자살을 떠올려 그렇지 않은 학생(17.8%)보다 2.3배 더 위험했다. 부모와 학교, 학원에서 체벌을 경험한 경우도 45.5%가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해 체벌을 겪지 않은 학생(24%)보다 자살생각 응답률이 21.5%포인트 높았다.

방임 문제도 관련 지표가 3개 이상 누적되면 51.5%로 절반을 넘어서 그렇지 않은 경우(23.3%)의 2배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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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4일 서울 마포대교에 붙어 있던 자살예방 문구가 제거되고 추락 방지대가 설치돼있다. 위 사진은 제거되기 전 자살예방문구의 모습.  마포대교에 붙어 있던 자살 예방 문구는 예방 효과가 미미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자살 예방과는 관계 없는는 내용 등 투신 방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돼 문구를 제거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2019.10.24. mangusta@newsis.com

   
박 교수는 "부모와 자녀 관계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 체벌, 욕설, 방임 등 아동권리가 훼손될 때 아동의 삶의 질은 물론 발달에 더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학교와 같은 일상적인 사회 제도로부터 의견이 존중되고 공정한 대우를 받은 아동이 더 행복하게 잘 자란다"고 말했다.

이날 아동학대 예방 포럼에 참가한 아동분야 전문가와 이해당사자 및 관계기관 담당자 등은 '다 너 잘되라고 그런거야 vs 그만하고 싶어요'라는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포럼 이후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경찰청과 함께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3회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세계여성정상기금(WWSF)이 2000년 11월19일을 세계아동학대예방의 날로 지정한 뒤 우리나라에선 2007년부터 올해로 13회째 기념식을 열고 있다.

'아이해! 아이를 이해하면 방법이 바뀝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행사에선 박능후 복지부 장관, 경찰청 차장,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아동 등이 양육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나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과 학대예방경찰관은 현장에서 겪는 학대피해아동 보호·지원 상 어려움을 얘기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또 아동단체들은 지난 9월부터 진행한 민법상 징계권 조항 개선 서명 결과를 전달했다. 민법 제915조에서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한 조항을 개선하자는 의미로 진행된 '체인지(Change) 915 915' 캠페인에는 시민 3만2394명과 단체 109개가 동참했다.

정부는 지난 5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고 시·군·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배치, 심층 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의 아동전문보호기관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아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아동 양육방법을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이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라며 "잘못된 훈육 방법이 아동에 대한 학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 가정과 우리 사회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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