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신년인사회 결산…당원들에 통합·희생 메시지 전달
"자유우파 다 모이면 이길 것…양보하고 내려놔야"
"비대위 진행으로 역량 약해졌다" 부정적 입장 보여
"불출마 결단하고 희생하는 사람들 많아" 자부하기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나경원 서울시당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황 대표는 지난 2일 대구·경북 지역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9일 강원, 10일 부산·경남, 14일 경인시도당, 15일 충북·충남도당, 16일 서울시당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전체적으로 당원들과 신년 덕담을 나누고 4·15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동시에 황 대표가 지난 7일 의결된 전국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로 인해 나올 수 있는 불만을 잠재우고 보수통합의 흐름 속에서 불거지는 이견의 목소리를 다독이고자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각 시당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통합'과 '혁신'의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첫 행사인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서부터 "지금 우리당의 큰 과제는 혁신과 통합이다. 모든 걸 다 바꾸고 내려놓아서 국민들의 마음에 흡족함을 주는 국민정당이 돼야 한다"며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보수우파들이 하나로 합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서울시당 행사에서도 "이기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힘을 모으고 있다. 자유우파가 다 모이면 이길 것이다"라며 "통합하려면 서로 양보해야 한다. 내려오지 않고 통합이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부산 수영구 한국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2020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 주요 당직자와 총선 예비 후보자 등과 함께 시루떡을 절단한 이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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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장해 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무게감 있는 중진 등을 중심으로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을 위해 희생하고 내려놓는 모습을 보인 불출마 의원들은 추켜세웠다.
지난 9일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황 대표는 "(한국당에서) 계속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진행하면서 역량과 의지가 약해지고 어려움 있는 정당이 되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저 이전에는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였고 그 전이 홍준표 대표 체제였다. 중간에 물러났다. 정상적이 아니었다"며 "그 전에는 임명진 비대위원장, 그 전은 탄핵 당했고 그 앞에는 김희옥 비대위 체제 등 계속 비대위로 진행됐다"라며 구체적으로 시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또 황 대표는 10일 경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향해 험지 출마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당에 많이 기여하는 분들이고 우리가 많이 아끼고 존경하는 자원"이라며 "이분들이 어려운 총선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많이 진출해서 전체적으로 우리 당이 승리하는데 이바지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당을 위한 마지막 헌신인 불출마를 결단하는 분들도 계속 늘었다. 민주당보다 우리가 더 많다. 희생하고 헌신할 때는 행동하는 그런 당"이라고 자부했다.
이는 당이 생각보다 이르게 당협위원장들 일괄사퇴를 결정한 데 대해 현장에서 불평하는 소리가 나오자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평가다. '당협위원장' 직위 역시 기득권인 만큼 통합을 위해 이를 내려놓으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2020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 한국당 의원은 "당장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서 원칙을 두고도 말들이 많은데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 메시지가 안타깝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불출마자들이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전체적으로 당이 합심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점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전 당협위원장은 "일괄사퇴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한달 반 정도 빨랐다. 현장에서는 당장 부딪힌 문제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일단 통합 행보가 필요하다는 데 동감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도록 감동적으로 풀어낼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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