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확진자 3명' 시흥 매화동 거리에 사람이 없다

등록 2020.02.10 16:22: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 = “동네가 완전히 죽었어요”

10일 오후 1시 30분 시흥시 매화동 매화초 앞. 전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지역 8~10번째 일가족(전국 25~27번째)이 거주 중인 동네다.

방학인 탓에 학교 안과 학교 주변을 맴도는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인근 거리에서도 주민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교 주변에는 빌라 단지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는데, 10여 분 동안 행인 한 명을 만나기 어려웠다.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시흥시 매화중 정문에 신종 코로나 발생에 따른 외부인 출입 팻말이 설치돼 있다.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시흥시 매화중 정문에 신종 코로나 발생에 따른 외부인 출입 팻말이 설치돼 있다.

인근 매화중학교도 정문이 굳게 닫힌 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및 학생 안전을 위해 학교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만 걸려 있었다.

주민 신모(52·여)씨는 “어제 오후부터 거리에서 사람 보기 어려워요”라며 “이미 엄마들 사이에서 확진자들이 A아파트에서 생활 중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나서 아예 밖을 나오지 않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진 A아파트 일원은 더 휑했다. 아파트 안 야외 주차장에는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지만, 밖에 나와 있는 주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10일 경기지역 8~10번째 일가족(전국 25~27번째)이 거주 중인 시흥시 매화동 일원.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10일 경기지역 8~10번째 일가족(전국 25~27번째)이 거주 중인 시흥시 매화동 일원.

아파트 관리사무소만 분주할 뿐이었다.

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관리사무소 내에는 관리소장과 경비원이 근무 중이었는데, 같은 공간에서 요원 2명이 CCTV를 통해 격리된 확진자의 집 주변을 모니터 중이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보시다시피 이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방역 작업을 너무 열심히 해서 더 발생할 문제도 없다”며 “폭탄 떨어진 곳에 또 폭탄 안 떨어지지 않느냐.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변 상점에서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볼일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빠른 걸음으로 길을 재촉했다.

상인 김모(51)씨는 “동네가 완전 다 죽었다. 장사는 무슨 장사냐”며 “확진자 발생 후 사람들이 밖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500여m 떨어진 매화고등학교 주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일원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있었지만, 버스를 이용하려는 주민들은 2~3명에 불과했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안에도 버스 기사를 제외한 1~2명의 이용객만이 탑승해 있을 뿐이었다.

주민 신모(21)씨는 “우리 동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안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시내에 나갈 방법이 버스밖에 없지만, 걸어서 가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10일 시흥시 매화고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시흥=뉴시스]천의현 기자=10일 시흥시 매화고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 정류장 한쪽에서는 시흥시와 시흥시 개인택시조합이 합동으로 택시 방역소독이 한창이었다.

택시기사 권모(70) 씨는 “이 동네에서 하루 평균 30여 팀 정도 손님을 태워왔는데 어제부터 10팀도 못 태우고 있다”며 “코로나 발생 이후 기사들은 죽을 맛이다 보니, 이렇게 봉사라도 나와서 방역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관내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오는 16일까지 휴원 결정을 내렸다. 다만 맞벌이 가정 자녀들은 어린이집과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25번, 26번, 27번 확진자의 접촉자 중 현재 확인된 시흥시민은 8명”이라며 “접촉자들은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질병관리본부 접촉자 관리지침에 따라 철저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