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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 뚫리면 대한민국 뚫린다" 박원순 행보 주목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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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03 16: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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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경험으로 내부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사태를 자신감 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등을 겨냥해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고, 질병관리본부가 못하면 서슴없이 지적하기도 하고요. 박 시장의 요구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박원순 시장 행보에 대한 서울시 내부 평가다. 서울시가 코로나19로 비상체제에 돌입한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공무원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박 시장의 행보가 지지율을 겨냥한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있는 만큼 내부 평가 역시 냉정할 줄 알았다. 그러나 뜻밖의 답변이었다.

현재 서울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다소 요란스러울 만큼 강력한 대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보급, 다산콜센터(120) 운영, 대중교통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비치, 종합대책상황실 운영, 매일 오전 코로나19 브리핑 등을 시행 중이다.

이처럼 서울시의 극성맞은(?) 대응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박 시장의 감염병 철학과 맞닿아 있다. 메르스 때 박근혜 정부의 비밀주의 등으로 인해 방역망이 뚫리며 조기대응에 실패했다. 이를 목도했던 박 시장은 당시 긴급 심야 브리핑을 열며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했다.

이 경험은 박 시장에게 감염병 확산방지는 결국 리더의 몫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 경험치와 철학이 생긴 박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 더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박 시장의 의지는 발언에서도 묻어난다. 그는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이만희 총회장을 체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이 총회장을 살인죄, 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를 향해서도 "확진자를 즉시 공개하지 않는다"는 등 작심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와 경북의 병상부족으로 환자 수용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박 시장은 "서울시가 힘을 보태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의 상황은 전국적 확산이라는 위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강경한 대응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확진자수도 3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4800명을 넘어섰다. 서울도 같은날 전날대비 6명 늘어 서울시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98명 발생했다.

기하급수적인 확진자 증가에 질본도 코로나19 역학조사와 방역대응을 지자체와 분담하기로 했다. 질본과 지자체의 투트랙 전략으로 박 시장의 역할도 커졌다. 한편으론 감염병에 대한 철학과 경험을 가진 박 시장에게 위기관리 능력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 서울에서는 전국에서 나타나는 코로나19의 감염경로 사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만큼,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박 시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와 다음주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중으로 이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통제불능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리더의 선택과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는 박원순 시장에게 또 한 번 기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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