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내외적 논란이라는 혈장 치료, 도입 검토 배경은?

등록 2020.04.02 18: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효과 입증된 치료제 없어…"최후의 수단"

혈장 추출은 제한적, "중환자 우선 투여"

[서울=뉴시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26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3.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2일 논란이 있다면서도 혈장 치료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논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혈장 치료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적용하려는 준비에 착수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료제 개발이 단기간에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칼레트라 등 대체 치료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쓸 수 방도를 모두 강구하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일 "완치자의 혈장 채혈 지침 제정안을 준비해 전문가의 의견을 최종 수렴하고 있다. 학회와 관련해서는 이미 의견 수렴을 일부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치료제 개발이 아닌 치료 방법으로써 혈장 치료를 언급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162명이었다. 하루 전날인 3월30일에 비해 4명의 사망자가 더 발생했을 때다.

혈장 치료는 감염병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의 몸 속에 항체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항체가 포함된 혈장을 추출하고 이를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장 치료를 시도한 바 있다. 아직 관련된 치료방법이 정식 도입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도 9명의 완치자로부터 혈장을 추출해 3명의 환자에게만 치료 시도를 했었다.

해외에서는 중국에서 11명의 감염자에게 혈장 치료를 시도한 연구가 있다. 1명은 퇴원했고 나머지 환자들도 비교적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권 부본부장은 "국내외적으로 의문"이라고 말했다.

혈장 치료는 항체가 형성된 완치자가 있어야 하고 이들로부터 혈장을 기증받아야 한다. 약제와는 달리 물량이 한정돼있어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또 어느 정도의 혈장이 필요한지에 대한 효과성도 입증돼야 한다.

이같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혈장 치료 지침 마련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사용한 치료제들로는 치명률을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도 지난달 31일 "현재 당장 아주 유효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중증환자가 발생했을 때의 최후의 수단의 하나로 준비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칼레트라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아비간 등과 같이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제들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칼레트라 등은 국내에서 환자들에게 투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저널에 실린 중국의 한 연구에서는 100명을 대상으로 칼레트라 사용군 연구를 했는데 실망스럽게도 효과가 별로 없었다"며 "아비간도 정작 자료를 보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탁월하지 않은데 부작용은 심하다"고 말했다.

일단 혈장 치료를 도입하려면 관련된 지침이 필요하다. 혈장을 어느 정도 추출할지, 어떤 환자에게 우선 투여할지 등이다.

김우주 교수는 "혈장이 무한정으로 양상되는게 아니라서 중환자에게 우선 투여돼야 한다"며 "개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할 수는 없다. 정부가 시스템적으로 추진하면 빠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