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그래도 희망]'피 같은 돈' 2000만원 선뜻, 102세 어르신 사연은

등록 2020.04.08 18:24: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6·25 참전수당, 기초생활비 등 한푼두푼 모아

"코로나 돌림병도 큰 전쟁…이럴때 힘모아야죠"

"할매 생활비 1000만원은 남겨 놨어…허 허 허"

[서귀포=뉴시스]주관섭(102) 할아버지와 양윤경 서귀포시장이 8일 서귀포시청 접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귀포시 제공) 2020.04.08. photo@newsis.cm

[서귀포=뉴시스]주관섭(102) 할아버지와 양윤경 서귀포시장이 8일 서귀포시청 접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귀포시 제공) 2020.04.08. [email protected]

[서귀포=뉴시스] 강경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웃과 나라에서 받은 사랑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100세를 넘긴 국가유공자가 평생 모은 참전수당 수 천만원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탁하며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서귀포시 동홍동에 거주하는 주관섭(102) 할아버지는 8일 서귀포시청을 방문해 양윤경 시장에게 소외계층 성금으로 써달라며 2000만원을 기탁했다.

이날 기탁한 성금은 국가유공자 수당과 기초생활수급 지원금, 국민연금 등을 모은 돈이다. 아내 백영순(82) 할머니와 함께 정부에서 지원받은 수당을 허투루 쓰지 않고 모아둔 것이다.

주 할아버지 부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의 소식을 접하자 기부를 결심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제주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400만원, 동홍10통 노인회에 100만원을 기탁하는 등 이웃과 사랑을 나눠왔다.

자신이 죽은 뒤 홀로 남게 되는 아내 몫으로 남겨둔 1000만원을 뺀 전 재산을 모두 기부했다.

북한이 고향인 주 할아버지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남쪽으로 내려와 전쟁에 참여한 국가무공수훈자로 30여 년 전 지인을 따라 제주에 내려와 정착했다.

주 할아버지는 현재 청력이 떨어지고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자택에서 누워서 생활하고 있다.

아내 백 할머니는 “옷 한 벌 제대로 사지 않고 생활비를 아꼈지만, 좋은 일에 쓰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양윤경 시장은 “고령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도 이웃 사랑을 손수 실천하는 주관섭 할아버지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선행이 널리 알려 더불어 사는 사회의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