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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전셋값에 기는 매매가…오피스텔, 깡통전세 우려

등록 2020.04.13 14: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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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도심 등서 오피스텔 전세가격, 매매가 추격

일부 서울 오피스텔, 불과 몇 백으로 갭 차이 줄어

"세입자 신중히 결정해야"…시장 전반 확산은 글쎄

뛰는 전셋값에 기는 매매가…오피스텔, 깡통전세 우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하락에도 전셋값 상승이 나타나는 엇갈린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체시장인 오피스텔 시장도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매매-전세 간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가 전세가격 밑으로 내려가는 '깡통전세' 현상도 나타났다. 깡통전세는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푸르지오시티(도시형)는 지난달 28일 전용면적 24.61㎡가 2억95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이 오피스텔은 앞서 지난달 16일께 이보다 작은 크기의 전용면적 20.78㎡가 3억2000만원(16층)에 매각됐으나 불과 열흘 남짓 만에 시세가 역전된 상황이다. 같은 전용면적이 올해 1월에는 3억2900만원에 거래됐었다.

반면 전셋값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 오피스텔 24.61㎡의 전세보증금은 올해 1월 2억6000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비슷한 평형이 2억7000만~2억7825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에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도 1500만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특히 강남권과 도심권 등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빠르게 추격 중인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두산위브센티움 전용 25㎡는 지난해 12월 매매 계약이 1억8500만원, 전세 계약이 1억8000만원에 각각 체결돼 매매-전세간 차이는 500만원에 불과하다. 종로구 숭인동 종로중흥S클래스도 전용 23㎡가 지난 2월 1억2900만원에 매매 거래된 이후 같은 면적 전세가 1억26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갭 차이가 불과 300만원이다.

이 같은 역전현상은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위협하는 요소다. 집주인이 오피스텔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 시장은 시장이 위축될 경우 아파트에 비해 충격도 더 크다"면서 "전세를 내놓는 경우 소유자가 갭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입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오피스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은 "오피스텔은 주로 월세 목적의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전세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특성이 있다"면서 "또 최근 서울 오피스텔 시장도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전셋값 상승 가능성도 다소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도 "최근 서울 잠실에 분양한 오피스텔도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미분양을 기록한 반면, 여의도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9억원 이상 초고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등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피스텔 매매-전세 역전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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