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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노하우 반영된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 '진일보'

등록 2020.04.14 20:08:36수정 2020.04.15 00: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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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제·마무리 발언…한·중·일 3국 정상 총 3차례 발언권

예정 시각 30분 넘겨 148분 간 진행…내실 있는 논의 평가

70→85인치, 한층 커진 모니터…3개 모니터로 다양한 화면

文대통령 뒤 봉황기 대신 태극기 배치…靑 대신 '한국 상징'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참석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특별 화상 정상회의는 앞선 주요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의 개최 노하우가 반영돼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두 차례 진행된 화상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전 세계 주요 정상의 인식을 확인하고, 공조를 약속했다는 공통의 의미를 갖고 있다.

다만 앞선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 경험 토대 위에서 진행됐던 이날의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는 보름 동안 형식적인 면에서 한층 보완·발전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Untact·언택트) 서비스 시대'가 자연스레 정상외교에 녹아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1분부터 6시29분까지 약 148분 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 13개국 정상들의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서 채택을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의제 발언에서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3원칙(개방성·투명성·민주성)을 소개하고, '드라이브 스루' , '워크 스루' 등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형 방역 모델을 설명했다.

또 우리 정부의 방역 조치 및 경제 안정화 정책들을 소개하고, 아세안+3의 연대 강화와 정책 공조를 위해 ▲코로나19 대응 기금 조성 ▲한·아세안 보건장관 대화 신설 ▲기업인·의료인 필수 인력 이동 허용 등 3가지를 제안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이른바 'K-방역'이라 불리며 전 세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형 방역 모델이 G20 정상들은 물론, 아세안+3 정상들을 설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매개로 한 정상외교에서 본격적으로 주도권을 갖게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날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는 아세안 10개 회원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브루나이)에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 정상이 함께 모여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아세안 회원국은 이날 오전 10시 별도의 화상 정상회의를 진행했고, 이어 오후 4시부터 한국·중국·일본 3개국 정상이 합류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예정했던 시각보다 30분 가량 길어졌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2시간 6분 간 열렸던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보다 더 길어진 셈이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땐 초청국을 포함해 27개국 정상이 참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인 13개국 정상이 참석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더 내실있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달리 한·중·일 3개국 정상들에겐 모두 발언 → 의제 발언 → 마무리 발언 등 총 3차례 발언권이 주어졌다. 의장국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한중일 정상을 배려해 발언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보름 전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또 있었다. 청와대 본관에 위치한 문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열린 것은 변함 없었지만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인 부분들이 보완됐다.

우선 화상 회의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모니터의 수와 함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졌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때는 2개의 70인치 모니터가 사용됐지만 이번에는 85인치 크기의 모니터 3개가 사용됐다.

문 대통령을 기준으로 좌측 모니터는 4개의 화면으로 구성됐다. 반시계 방향 순으로 대통령의 모습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화면, 참모들의 모습을 담은 화면, 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사망자 통계를 정리한 화면, 지도와 함께 각국의 개괄적 현황을 나타낸 화면 순으로 배치됐다.

8개 화면으로 분할된 중앙 모니터에는 각국 정상들의 모습으로 구성됐고, 우측 모니터는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공식 로고가 자리했다.

단순히 여러 개의 멀티 화면으로 참석 정상들의 모습만을 보여주던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때와 비교해 진일보한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 [email protected]

특히 의전적인 측면에서는 기존에 문 대통령의 책상 뒤에 자리했던 '봉황기' 대신 '태극기'로 교체한 것도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때는 각국 정상이 문 대통령 발언 때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기'를 봐야했다면 이번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봉황기는 대통령 집무실을 상징하지만 정상회의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아 태극기로 교체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해외 정상들이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봉황기 대신 태극기가 더 적절하다는 내부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이후 국가안보실, 대변인실, 춘추관 관계자 등 실무자들이 의전·기술적 내용 중심으로 화상 회의 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앞으로도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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