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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보수' 김종인, 시작부터 '파란의 일주일'…정국 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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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6 11:50:00
비대위 체제 통합당, '김종인 효과' 실감
기본소득 운 띄우자 與도 野도 달려들어
대여 투쟁기조 변화, 민생·경제 분야 초점
진보 어젠다도 먼저 치고나가 이슈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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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2차 의원총회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쇄신의 키를 잡은 지 일주일 밖에 안 지났지만 숨가쁜 광폭 행보로 당의 격변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기본소득을 화두로 던져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진보 진영조차 주저하는 민감한 이슈를 보수정당에서 공론화한 것 자체가 파격 행보였다.

김 위원장의 '앞선' 행보를 놓고 당 내에서는 "마치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팔순 노객", "노욕" 등 김 위원장을 향한 정치권의 조롱과 비아냥도 점차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취임으로 강경 일변도인 대여투쟁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여당과 민감한 사안을 두고 충돌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거나 장외투쟁에 나서 국회 밖 여론전을 폈던 것과 달리 원내 투쟁을 강화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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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2차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6.04. photothink@newsis.com

김 위원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 국가의 발전을 위한 일, 국민의 안녕을 위한 일이라면 적극 여당과 협력하겠다"며 "큰 차원에서 국가혁신·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정책 및 예산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이 원 구성 협상을 타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개원 본회의에 일단 참석한 것도, 의장단 선출 표결을 거부하면서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지 않고 당 내에선 "협상은 계속 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 것도 통합당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통합당이 정권 흠집내기나 대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렸던 과거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유연한 태도로 돌아선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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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심상정 장의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예방에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6.04. photothink@newsis.com
이는 민간 중심의 자유시장경제 체제 등 보수의 가치나 지향점을 불변의 법칙으로 믿어온 통합당 의원들에게 "보수라는 말 쓰지 마라. 자유우파라는 말도 쓰지 마라", "저는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통합당이 앞으로 진취적인 정당이 되도록 만들 것" 등의 김종인표 '탈(脫) 보수' 주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제 도입과 재벌 비판을 놓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이심전심을 보인 것도 지금의 통합당 변화와 무관치 않다.

보수 탈색과 원 보이스를 중시하는 '여의도 차르' 김 위원장의 '나를 따르라' 리더십은 "독선적 리더십과 비민주적 인식(3선 장제원 의원)", "우리가 보수라는 말을 포기한다고 해서 진보진영이 진보라는 말을 포기하지 않는다(3선 조해진 의원)", "보수의 가치는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5선 정진석 의원)", "당을 해체하는 심정으로 개혁하라고 했지, 누가 보수의 가치를 암장하라고 했나(이재오 전 의원)" 등 당 안팎의 반발 속에서도 거침 없이 나아가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여 비판의 초점도 이념 중심에서 민생·경제 분야로 옮겨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여당과 소모적인 정쟁 대신 정부 정책의 난맥상을 지적하거나 야당으로서 대안 정책을 만드는데 더 집중하고 있는 점도 통합당의 두드러진 변화다. 예전처럼 대정부 비난에만 집착할 뿐 정작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무능한 야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악순환을 끊겠다는 것이다. 

당 내에선 김 위원장의 탈 이념 행보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과 우려의 시선이 만만치 않다. 반(反)김종인 인사를 배제한 비대위원 구성으로 '식물 비대위'라는 비판과 동시에 '김종인의 독주'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내외에서 불거진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속도 조절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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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종인(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20.06.03.  photocdj@newsis.com
"지속적인 포용성장을 위한 각종 제도를 확립하고, 보건 체제를 재정립하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여건 조성, 아울러서 이로 인해서 파생되는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4일 오전)"라고 말했던 김 위원장이 같은 날 반나절도 안 돼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4일 오후)"이라고 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법 경쟁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재원을 이유로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다음 대선의 뜨거운 화두가 될 기본소득제에 관한 '큰 그림'을 김 위원장이 그려놓고 정부·여당의 반응을 미리 떠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4·15 총선 때에도 긴급재난지원금의 재원을 국채 발행에 의존하려던 정부 여당에 기존의 예산 재편성을 제안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당시 통합당은 내부적으로 재원 조달방안을 짜놓은 상태였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태극기부대', '수구 꼴통'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당분간 진보 진영 어젠다에 의도적으로 접근해 이슈 선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여권과도 인맥이 넓어 정치권에 모처럼 상생과 협치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여권 쪽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최운열 전 의원, 김성수 총리실 비서실장, 민주당의 변재일, 박용진 의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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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2차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6.04.mangusta@newsis.com
이낙연 의원은 김 위원장이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당시 직접 찾아가 반대할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심상정 대표도 김 위원장과 식사 자리를 주고받을 만큼 돈독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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