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빨라지는 코로나19 전파 속도…바이러스 힘 초기보다 쎄졌나

등록 2020.06.11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초창기보다 잠복기, 세대기 소폭 단축…전파 시간 빨라

사람 간 접촉 많아져, 산발적 감염에 확산 차단도 난항

변이-전파력 연관있을 가능성…연구해봐야 알 수 있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구로구가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힌 가운데 9일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구로구 보건소 직원들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2020.06.0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구로구가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힌 가운데 9일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구로구 보건소 직원들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2020.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속도가 초창기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판단과 함께 국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강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일까지 국내 누적 확진환자는 1만1902명인데 지난 7일 동안 세 차례 하루 확진환자가 50명을 넘었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신규 확진환자가 50명을 세 차례 넘긴 것은 4월3일~4월9일 이후 62일만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20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2월18일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대구·경북 중심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현재는 수도권 중심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창기 국내 세대기는 4일로 알려져있다. 세대기란 1명의 환자가 생기고 이 환자로부터 감염된 다른 환자가 발병할 때까지 기간을 뜻한다.

지난 1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세대기가 3일이라고 밝혔다. 1명의 환자로부터 다른 환자가 감염되기까지 기간이 더 짧아진 것이다. 

정 본부장은 또 코로나19의 잠복기가 4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잠복기를 빠르면 3~5일, 통상 일주일, 최대는 14일로 보고 있었다.

잠복기와 세대기 등의 지표를 보면 초창기보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더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콜센터를 통해 번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93명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콜센터를 통해 번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93명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 같은 이유로는 사람 간 접촉이 활발해진 게 첫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초창기에는 신천지 중심 집단감염이 발생해 신천지 신도 등 주요 발생원인(클러스터)을 차단하면 통제가 가능했다. 또 당시는 계절상 겨울이어서 대외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기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외출을 억제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반면 최근에는 인구 밀집과 이동이 많은 수도권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해 차단할 클러스터가 늘어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 욕구가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방역의 수준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했다.

실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월2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 중이지만 국민들의 이동량은 그 전과 비교해 약 1%만 감소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 확진자와 SJ 투자회사 콜센터 확진자가 접촉을 한 사실이 확인됐고, 또 다른 리치웨이 확진자가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거주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 내 확진자가 경기 용인 큰나무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이 곳에 있던 경기 광명 노인복지시설 입소자가 감염돼 추가 전파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최초에 직업을 '무직'으로 속였던 학원강사로부터 학원, 노래방, 돌잔치 등에서 접촉을 통해 '7차' 전파까지 발생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다.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온지 5개월이 되면서 그동안 바이러스도 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알려져있다. DNA 바이러스는 증식을 하면서 모(母)바이러스를 정확하게 복제하지만 RNA 바이러스는 일부만 복제를 하는 경우가 많아 변이가 자주 일어난다.

다만 RNA 바이러스 변이는 일부의 변화만 있는 경우가 많아 변이가 있다고 해서 병원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병원성은 감염체가 숙주 개체로 전염된 후 감염을 통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크게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나타난 S계통과 아시아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V계통, 유럽과 미국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 G계통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초창기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들이 S계통,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V계통,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G계통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국내에서도 바이러스 변이가 있지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WHO(세계보건기구)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아직은 병원성이나 전파력이나 그런 영향을 미칠 변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연구된 바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바이러스 변이가 있으면 전파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면서도 "약간의 변이가 일어났다고 해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변이에 따른 임상 증상이나 전파력 같은 것은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