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바둑 18급 모여봐야 18급"…커닝 행위 일침
경제학부 교수, 부정행위 학생들 향해 지적
"쓰레기 같은 짓 매년 3~4명, 새롭지 않아"
"그런데 최소한의 죄의식조차 없어서 실소"
"어려우면 애를 쓰거나 모른다고 인정해야"
25일 서울대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 소속 A교수는 지난 22일 '오픈채팅방 퀴즈 부정행위 시도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클래스에 올렸다.
A교수는 이 글에서 "쓰레기 같은 짓을 하는 수강생들이야 매 학기 서너명씩 항상 있었으니 그다지 새로울 건 없다"면서도 "단지 최소한의 죄의식조차 없어 보이는 천진난만함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했다.
이어 "문제가 어려우면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거나, 모른다고 인정하고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터인데, 친구들끼리 모여서 토의하고 과제를 작성한다"면서 "꽤 많은 사람이 죄의식을 전혀 못 느끼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경제수학'과 '미시경제학이론'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출석체크 대신 학생들에게 퀴즈를 내고 답안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한 학생이 이 퀴즈의 정답 공유를 모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이 글을 통해 "TV 예능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각종 부정행위는 ‘젊었을 때 그럴 수도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한다"면서 "바둑 18급 18명 모여봐야 18급"이라고 적었다.
이어 "참여한 사람들 이름을 모두 병기해 단일과제로 제출하면 문제 없지만 단독과제인 것처럼 제출한다"면서 "비슷한 과제들을 모두 모아 F 처리했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대학가 곳곳에서는 온라인 시험 중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에서는 지난 18일 진행된 한 교양과목의 기말고사에서 총 2000여명의 수강생 중 7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확인이 끝나는대로 해당 학생들을 전원 F학점 처리할 방침이다.
중앙대에서도 한 전공과목의 온라인 시험이 있기 전 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 모여 부정행위를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측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도 일부 교수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에게 F학점 부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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