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9·19군사합의에 또 불만 표출
에이브럼스, 국방장관·합참의장 앞에서 불만
비무장지대 감시초소 철거에도 우려 표명
박원곤 "대체 훈련장 마련에 합의가 안 돼"
문성묵 "정치권·북한 눈치 안 보고 말한 것"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서 한 참석자와 거수경례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7.01. [email protected]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일 한미동맹포럼 초청 강연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우리 군 수뇌부가 참석한 자리에서 훈련 태세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폐쇄된 사격 훈련장, 민간 시위로 인한 불충분한 훈련장 사용 등으로 우리 준비 태세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합동 실사격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며 "항공 전력은 계속해서 훈련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밖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러면 유사시 대응 전력이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 발언은 9·19 군사합의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7.01. [email protected]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곳은 경기 파주시 스토리사격장, 강원 고성군 송지호사격장, 경기 포천시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 사격장) 등 9·19군사합의에 따라 훈련이 중단되거나 폐쇄된 사격장들로 추정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9·19 군사합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추진된 비무장지대 감시초소 철거에 관해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령부의 관할"이라며 "그들(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모든 관련 사항은 유엔사령부에 의해 중개·판단·감독·집행돼야 한다"고 우리 정부의 행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한기(왼쪽)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앉아 있다. 2020.07.01. [email protected]
박 교수는 또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 분위기가 작년 하반기부터 바뀌었다"며 "훈련 유예에 불만이 있었고 전작권 전환에서도 한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서두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군인으로서 원론적인 차원의 발언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운동선수도 훈련을 안 하면 선수생명이 끝난다. 훈련을 해야 전투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며 "미군은 계속 바뀌고 한국도 사람이 바뀌니 바뀐 사람들끼리 손 맞추고 해야 한다. 실기동이나 사격이 돼야 실 전투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전투력이 떨어지고 있으니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선 정치권이나 북한 눈치 보지 말고 당연히 이런 말을 해야 한다"며 "훈련을 해야 그 힘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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