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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핀셋 증세' 나선 정부…나라 살림 청신호 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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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23 06:00:00  |  수정 2020-07-27 09:03:11
기재부, 22일 '2020년 세법 개정안' 확정 발표
고소득·대재산가 등 부자 대상 '세금 폭탄'안
고소득자 최고 세율 기존 42%서 '45%'로 인상
주식 양도세 부과·종부세 인상, 과세 전반 강화
이렇게 늘린 세수는 향후 5년 합해 676억인데
국회예정처 "올해 법인세만 13.9조 감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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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3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0.07.22.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정부가 고소득자·대재산가 등 부자를 대상으로 한 핀셋 증세안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수가 대폭 줄어드는 악조건 속에서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모자란다는 평가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0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이 개정안에 관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선제 대응을 세제 차원에서 더 강력히 뒷받침하고자 했다"면서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 기업들이 일어서고, 달릴 수 있도록 세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최고 세율 42→45%로…부자 증세 기조 뚜렷

기재부는 이번 개정안의 초점을 부자 증세에 맞췄다. 소득세 최고 세율 인상이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과세 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현행 42%인 소득세 최고 세율을 45%(지방세 포함 49.5%)로 3%포인트(p) 올렸다. 현재 '5억원 초과' 구간을 '5억~10억원'과 '10억원 초과' 2개로 나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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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7단계였던 과세 표준 구간은 '1200만원 이하(6%)',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15%)',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24%)', '88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35%)',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3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42%)', 10억원 초과(45%) 8단계로 구분된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로 저소득층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이 증가하는 등 분배 상황이 나빠져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지난 1분기 분배 지표를 보면 1분위(하위 20%) 근로소득이 줄어들고, 5분위 배율은 악화했다"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크지 않고, 담세 여력이 있어 보이는 고소득층에게 제한적으로 최고 세율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로 인해 1만6000여명의 납세자가 9000억여원의 세금을 더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 차익에 과세…부동산 양도세·종부세도 대폭 인상

이 개정안에는 국내 주식 양도소득에 과세하는 방안도 담겼다. 상장 주식과 공모 주식형 펀드를 합산해 양도소득이 5000만원을 넘는 경우 그 초과분에 20%의 세금을 매긴다. 3억원이 넘으면 세율은 25%로 올라간다. 이 제도의 과세 대상은 전체 주식 투자자 중 상위 2.5%인 15만여 명이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더 걷히는 양도세는 1조5000억여원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거래세율을 2021년까지 0.02%p, 2023년부터는 0.08%p를 인하(총 0.1%p)해 총 세수는 9000억원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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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도 대폭 끌어올렸다. 먼저 개인의 경우 1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종부세율을 0.1~0.3%포인트(p) 올린다. 조정 대상 지역 2주택이나 3주택을 보유했다면 종부세 부담이 확 커진다. 과세 표준에 따라 0.6~3.2%에 불과했던 종부세율을 1.2~6.0%로 0.6~2.8%p 인상한다. 조정 대상 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상한선은 기존 200%에서 300%로 상향한다.

양도세도 상황은 비슷하다. 1년 미만 보유한 주택(분양권·조합원 입주권 포함)을 되팔 경우 내는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로 높인다. 기본 세율을 부과했던 1~2년 보유 주택에는 60%의 세율을 물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도 10%p씩 올린다. 조정 대상 지역 2주택자는 앞으로 20%p를, 3주택 이상자는 30%p를 물어야 한다.

오랜 기간 보유한 1주택자(실거래가 9억원 초과 주택 기준)의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던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에는 '거주 기간' 요건을 추가한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다가 팔 경우 앞으로는 장특공제율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법인의 경우에는 보유 주택 종부세율을 개인에 적용하는 최고 세율을 단일로 적용한다. 조정 대상 지역 1주택(2주택)자에게는 3%, 조정 대상 지역 2주택(3주택)자에게는 6%다.

◇이렇게 느는 세수 676억인데…법인세만 13.9조 감소할 듯

이런 증세안을 모두 반영할 때 오는 2025년까지 더 들어오는 세수는 676억원(순액법 기준)이다. 소득세는 2조2310억원, 종부세는 8833억원, 농어촌특별세 등 기타는 4092억원 증가하지만, 증권거래세(2조3801억원)와 법인세(7011억원), 부가가치세(3747억원) 감소폭이 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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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6·17 부동산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모임 등 참석한 시민들이 18일 서울 다동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 정책 발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2020.07.18. kmx1105@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에 따라 이 개정안에 담긴 증세안이 코로나19로 인한 세수 감소분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경제 위기별 세입 흐름 특징으로 살펴본 코로나19 위기발 세입 여건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지난해(293조5000억여원)보다 16조7000억원(-5.7%) 줄어든 276조7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2019년 경기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상황 악화로 법인세가 지난해(72조2000억원)보다 13조9000억원(-19.3%)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회예정처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법인세수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다. 직전 연도 경영 상황을 반영하는 법인세 특성상 내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걷힌 국세 수입은 118조2000억원으로 2019년(139조5000억원)보다 21조3000억원 적다. 코로나19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 법인세 납부 기한 변동, 종부세 분납 기한 변경 등을 고려해도 10조7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국회예정처는 당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세계적으로 동조화한 경제 위기로 전개되고 있어 세입 여건이 더 나빠질 위험이 크고, 그 회복 속도도 느릴 수 있다"면서 "실물 경제 위기가 자산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경우 세입 충격을 완화하고 있는 관련 세수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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