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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13년만에…회사 공중분해·1600명 실직 현실로

등록 2020.07.23 08: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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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매각 작업 실패에 파산 수순 전망

1600명 직원 실직 현실로…책임공방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이스타항공은 16일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라며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드린다"고 제주항공의 발표에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2020.07.16.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이스타항공은 16일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라며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드린다"고 제주항공의 발표에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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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출범 13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제주항공으로의 매각 작업이 실패에 이르며 파산 수순만 남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인수 포기 배경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불발되며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모든 국제선·국내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며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2개월 이상 항공기를 띄우지 않아 운항증명(AOC) 효력마저 일시 중지됐다.

이스타항공의 올 1분기 자본총계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고, 새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사실상 제로(0)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돌입하면 기업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출범 13년 만에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주을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2020.04.15.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주을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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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신세가 된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거점으로 설립한 LCC다.

지난 2014년까지는 이상직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지닌 회사였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다가 2012년 19대 국회에서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형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 경영권을 넘겼다.

이 전 회장은 배임·횡령 혐의로 2015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고, 같은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6%)와 딸 이수지씨(33.3%)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은 410억원 상당의 39.6%다.

이스타홀딩스가 설립된 지 약 5년 만에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매물로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설립 이후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객이 늘며 2016년 흑자전환했다.

2015년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려 했지만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 상장이 불발된 바 있다. IPO가 지연되며 대규모 투자도 어려워져 결국 LCC 업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아가 지난해 보잉 737 맥스 기종 추락사고로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맥스 기종의 운항이 금지되고, 하반기 일본 불매 운동에 일본 노선까지 타격을 입었다.

악재가 이어지는 와중에 올초 코로나19 사태까지 시작되며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이 인수를 결정하며 한시름 놓는 듯했지만,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M&A에 제동이 걸렸다.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통보한 인수합병(M&A) 선결 조건 이행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제주항공 비행기와 이스타항공 비행기가 멈춰 서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으며 이스타항공이 15일까지 250억원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을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2020.07.14.  20hwan@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통보한 인수합병(M&A) 선결 조건 이행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제주항공 비행기와 이스타항공 비행기가 멈춰 서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으며 이스타항공이 15일까지 250억원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을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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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며, 양사는 250억원가량으로 불어난 체불 임금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여왔다.

이스타홀딩스 설립과 연관된 편법 승계, 자금 출처, 매각 차익 등과 관련된 의혹까지 불거지며 오너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스타항공이 다양한 논란에 휘말리며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모두 헌납하겠다"라고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측에서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 수준의 미지급을 해결하지 않으면 딜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며 압박에 나섰다.

천문학적인 수준의 빚을 영업일 열흘 안에 갚으라는 요구였다. 직원들 임금도 5개월째 체불 중인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제주항공이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대형항공사의 위상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된 '메가 LCC'의 탄생도 물거품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례 없는 대량 실직 사태가 빚어지게 된 점이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당장 1600명의 이스타항공 직원이 실직자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도 실업 대란을 가장 걱정해 M&A 성사를 위해 직접 중재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양사는 M&A 실패에 따라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대량 실직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동시에, 계약 파기와 관련한 소송전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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