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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3.3%…IMF위기 후 22년만에 최저(종합)

등록 2020.07.23 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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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 수출 고꾸라지자 성장률 추락

3,4분기 1.8% 이상 성장해야 연간 -1% 성장

[서울=뉴시스]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추락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여 만에 최저치다. 수출이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한 영향이다. 지난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리세션)' 국면에 빠져들게 된 모습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28%)보다도 더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수출이 최악의 수준으로 고꾸라지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2.9%로 지난 1998년 4분기(-3.8%) 이후 가장 낮았다.

◇우려가 현실로…2분기 성장률, 외환위기 후 최악

성장률 -3.3% 기록은 기존 관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5월 전망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 -0.2%를 토대로 2분기 성장률은 -2%초중반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큰 수출 충격에 성장률이 더 하락하게 된 것이다. 2분기 수출은 지난 1분기보다 16.6% 감소해 우리 수출이 본격 시작된 1960년대 중반 이후 역대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그 이전으로는 1963년 4분기(-24%)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받았던 민간소비가 2분기 1.4% 증가하며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성장률 쇼크'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는 일정 부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6월중 반영된 긴급 재난지원금이 11조원 정도 된다"며 "직접적으로 소비에 활용된 부분도 있겠지만 일부는 이전 소비를 대체하는 부분이 있어 재난지원금 효과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지만, 현금으로 지급했을 때 보다는 효과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0.05.29.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0.05.29. [email protected]


투자는 급후퇴했다. 건설투자가 1.3% 감소하고, 설비투자가 2.9% 줄었다. 각 지난해 3분기(-6.4%), 1분기(-8.5%) 이후 최저치다. 수입도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해 2008년 4분기(-1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9.0%로 곤두박질쳤다. 역대 최저치다.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의 급격한 위축세가 풀리면서 도소매·숙박, 음식 등 서비스업은 1분기 -2.4%에서 2분기 -1.1%로 나아졌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건설업은 같은 기간 0.2%에서 -0.2%로 내려갔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정부의 기여도는 -0.3%포인트, 민간의 기여도는 -3.1%포인트였다. 대대적인 예산을 풀어 성장률 방어에 나섰던 정부의 기여도마저 1분기 0.2%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1%포인트로 전분기(0.7%)보다 큰 폭 내려앉았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로 1분기(-2.1%)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연간 -1% 성장하려면 3·4분기 1.8% 정도 성장해야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한은은 다만 경기침체를 공식화하는 대신 경기가 하강하는 과정에서 그 속도가 빨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잠재성장률이 높아 마이너스 성장률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최근 잠재성장률이 선진국과 비슷하게 2% 초중반대로 떨어졌다"며 "지금 표현으로는 경기하강 과정에서 코로나19 쇼크에 하강 속도가 급히 빨라진 상황이고, 앞으로는 연속적인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면 경기수축이나 침체 표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성장률이 3분기에는 다소 회복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연간 성장률을 당초 전망대로 -0.2%를 달성하려면 남은 3·4분기 전기대비 3%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1.8%)까지 가지 않고, -1% 성장률을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3·4분기 1.8%대 이상 성장해야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다음달 제시된다.

2분기 성장률 -3.3%…IMF위기 후 22년만에 최저(종합)


정부는 중국 경기반등에 따른 수출 회복 가능성, 재정 부양책 등에 힘입어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2분기 GDP 실적이 예상을 하회했지만,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7월까지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급반등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1년 전 같은기간 대비 1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코로나 확산 장기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봉쇄 여부, 수출 회복 흐름 등이 경기 회복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국장은 "코로나19가 급격히 진정되면 급반등할 여지가 있다"며 "연간 성장률은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떻게 진전될지, 락다운(경제봉쇄) 강화여부, 각국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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