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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베르테르' 나현우 "'더블캐스팅' 1위, 상상도 못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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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9 11:49:23
창작뮤지컬 '베르테르', 올해 20주년
엄기준·카이·유연석·슈퍼주니어 규현 그리고 나현우까지
퀸투플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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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tvN 뮤지컬 오디션 '더블캐스팅' 우승자 겸 '베르테르' 주연 나현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우승자의 여유에 취해 있기보다 자신을 자책하고, 스스로를 과신하기보다 의심하는 배우. 케이블채널 tvN의 뮤지컬 앙상블 오디션 프로그램 '더블캐스팅' 우승자인 나현우(27)에게 믿음이 가는 이유다.

'더블캐스팅'이 종영한 지 약 4개월 만인 최근 신사동에서 나현우를 만났다. '더블캐스팅' 우승으로 주어진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의 타이틀롤 특전이 특혜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분주히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지난 4월 '더블캐스팅'은 파이널 미션 곡 '베르테르'의 대표 넘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나현우는 당시 베르테르가 추구하는 감정선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우승 이후 베르테르를 연구하고, 뮤지컬을 연습하면서 베르테르가 자신이 기존에 생각하던 인물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베르테르에 대해 단순히 슬픈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우울증이 있었고 사랑하는 여성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인물로 생각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감정선을 조금씩 공감해나가면서 마냥 '여린 인물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뜨거운 격정을 가진 인물이었고, 슬픔이 아닌 아픔이 존재했더라고요."

이번에 연습을 하면서 조광화 연출의 조언이 스스로를 많이 설득시켰다고 했다. 나현우는 다른 배우들보다 일찍 연습실에 나와 조 연출의 특훈을 받고 있다. 

"'단순히 슬퍼하고 감상에 젖지 말라. 그것에 속지 말라'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비극으로 가는 결말에 대해 예상하지 않고, 순간순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집중하고 있죠. 조 연출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베르테르는 태풍 속의 눈 같은 상황에 있는 거예요. 단순히 슬픔과 우울증으로 치부해서 연기하기에는 (감정의) 해결되지 않은 지점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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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tvN 뮤지컬 오디션 '더블캐스팅' 우승자 겸 '베르테르' 주연 나현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yjs@newsis.com
본인과 베르테르는 닮지 않은 인물이라고 여겼다. 베르테르는 알면 알수록 용기가 있는 사람이며 자유로운 선택을 했던 사람인데 "저는 스스로를 이렇게까지 내던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나현우가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사는 삶이 습관처럼 돼 버린 것이다. 삶에서 무엇에 자신을 내던질 수 없고 오히려 어머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갑옷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배우가 물리적 의미에서 가장 순수해질 때 작품에서는 캐릭터의 목소리만 들린다. "물론 직업적으로는 저를 내던져야 하지만 제 삶에서는 절제하는 사람이에요.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무엇을 위해 자신을 내던질 수도 없죠. 그런데 베르테르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조금씩 더 솔직해졌고, 무엇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어요."
 
 2000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을 올린 '베르테르'는 '베르테르'와 '롯데'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이 전달하는 서정적인 선율이 인상적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창작뮤지컬계 대표작이다.

그간 '더블캐스팅'에서 멘토로 나선 엄기준을 비롯해 조승우, 박건형, 송창의,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 등 뮤지컬스타들이 베르테르를 연기했다. 오는 28일부터 11월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하는 20주년 기념작에는 엄기준을 비롯해 카이, 유연석, 슈퍼주니어 규현 그리고 나현우까지 다섯명이 번갈아가며 베르테르를 연기한다. '퀸투플(quintuple) 캐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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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tvN 뮤지컬 오디션 '더블캐스팅' 우승자 겸 '베르테르' 주연 나현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yjs@newsis.com
2002년부터 베르테르를 연기해온 엄기준은 이 작품을 상징하는 배우 중 한 명이고, 규현 역시 지난 시즌에 베르테르 역으로 호평을 들었다. 카이와 유연석은 이번에 처음 베르테르를 연기하지만 카이는 이미 뮤지컬계 스타고, 유연석은 무대와 TV 드라마·영화를 활발하게 병행하고 있다.

이런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하는 막내 나현우는 크게 떨릴 법도 하다. 하지만 나현우는 든든함이 더 많다고 했다. "기준 형님은 이번 대본을 연출님과 같이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아낌 없이 쏟아냈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전하고 있죠. 연석이 형은 학교(세종대) 선배라 친분이 있었고 항상 좋은 코멘트를 해주세요. 카이 형은 '인생 멘토'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규현이 형은 2015년에 베르테르를 연기하면서 얼마나 이 역을 애정했는지에 대해 전달해주시죠."

나현우는 25세의 베르테르와 비슷한 연령대인 '물리적인 상황'에 집중하고, 캐릭터나 텍스트를 분석하기 보다 본능적으로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것으로 버티고 있다"며 웃었다.

2014년 연극 '햄릿, 여자(女子)의 아들'로 대학로에 발을 들인 나현우는 군대를 다녀온 뒤 뮤지컬 '나폴레옹' 등에 앙상블로 출연했다. 소극장 뮤지컬 '창문넘어 어렴풋이'에서 주역인 '종필'을 맡기도 했지만 대극장 뮤지컬 앙상블을 맡는 삶이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무명 배우의 생활에 적응이 될 때 '더블캐스팅' 개최 공고를 봤어요. 워낙 연습하는 것을 좋아하던 차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제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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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tvN 뮤지컬 오디션 '더블캐스팅' 우승자 겸 '베르테르' 주연 나현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yjs@newsis.com
노래를 기반으로 하는 다른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지원에 본선에 붙었으나, '배우'인 나현우는 당연히 '더블캐스팅'을 선택했다. 나현우는 이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영리한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앙상블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미션에서 국내 공연한 적이 없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의 넘버 '웨이빙 스루 어 윈도우(Waving Through A Window)'를 선곡한 것이 예다.

불안장애을 앓고 있는 고등학생 에반 한센이 동급생 죽음 등을 겪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2017년 토니상에서 '베스트 뮤지컬'을 비롯해 6관왕을 안은 작품. 해당 넘버는 한센이 사회에 속하지 못한 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마치 유리창을 통해 지켜보는 듯한 심정을 표현해야 하는 곡인데, 나현우는 순수하면서 감성적인 표현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본인이 '더블캐스팅'에서 전환점으로 꼽은 무대는 '에어포트 베이비'였다. 입양 청년의 여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려 호평 받은 창작 뮤지컬인데, 나현우는 '더블캐스팅'에서 이 작품의 무대로 역시 호평을 들었다. 해당 무대를 꾸미기 전날 실제 다른 뮤지컬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그는 "꺼져가던 직업의 불씨를 살려주셔서 '칭찬의 기운'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자주 영화관에 가면서 나현우는 자연스레 배우를 꿈꿨다. 청룽(成龙) 같은 액션 스타를 꿈꿨다가 대학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본 배우 조정석의 영상을 보고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조정석이 출연한 '스프링 어웨이크닝', '헤드윅' 영상은 그에게 신세계였다.

'더블캐스팅' 우승 이후 수많은 매니지먼트사에서 러브콜을 보냈지만, 조정석과 정상훈이 소속된 잼엔터테인먼트를 먼저 찾아간 이유이기도 하다. 잼엔터 최나미 대표와 오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이 회사와 함께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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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tvN 뮤지컬 오디션 '더블캐스팅' 우승자 겸 '베르테르' 주연 나현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yjs@newsis.com

"정석이 형은 뵐 때마다 '연기 이야기'만 하세요. 사담이 거의 없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죠. 전화도 해주시고, 스마트폰 메시지도 자주 보내주세요. 우상과도 같은 분과 이렇게 대화하고 연락하다니. 정말 꿈만 같은 일이죠."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일로 뮤지컬을 비롯해 공연계가 너무 힘들다. 특히 무명의 젊은 배우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 배우들에게 나현우는 '기회의 문'이 어떻게든 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예다. 배우 지망생,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청하자 "저도 아직은 앞이 깜깜해서 함부로 해줄 말이 없다"며 겸손해했다.

다만 '더블캐스팅'의 예를 들어 "열심히 한다면 하늘이 알아준다'고 했다. "솔직히 저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할 거라 감히 생각조자 못했어요. 아니 상상도 하지 않았죠."

'헤드윅' '킹키부츠' 그리고 '디어 에반 한센'을 출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고른 나현우는 '더블캐스팅' 이후 연기에 대해 임하는 자세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도 사랑을 했지만, 진실하게 임하자는 마음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절대 요행을 바라지 않아요. 정직하게 열심히 해나갈 겁니다. 새로운 얼굴과 새로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돼 좋은 영향을 전달했으면 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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