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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끝 폭염 시작…다한증·액취증 고민도 커져

등록 2020.08.2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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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취증·다한증, 유발하는 땀샘 서로 달라

액취증, 냄새 심하면 아포크린샘 제거술 권유

다한증, 교감신경절제술·비수술적 치료 가능

장마 끝 폭염 시작…다한증·액취증 고민도 커져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해마다 여름만 되면 땀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흰 셔츠를 노랗게 변색시키는 것도 모자라 암내를 풍기는 액취증, 비 오듯 땀이 쏟아지는 다한증 환자들이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성형외과 민경희 교수는 20일 “다한증과 액취증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땀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사춘기 때부터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단체생활, 사회생활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땀 때문에 고민이라면 숨기지 않고 병원을 찾아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우리 몸에는 ‘에크린’과 ‘아포크린’이라는 두 가지 땀샘이 있다. 에크린샘은 전신에 분포하고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귀, 눈꺼풀, 유두, 배꼽, 회음부에 존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 성분은 단백질, 당질, 지질 등을 포함해 점도가 높아 액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 자체는 냄새가 없다. 하지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액취증의 특징적인 냄새인 ‘암내’를 발생시킨다. 액취증은 아포크린샘이 커지고 땀 분비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한다. 보통 사춘기 이전이나 노인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인구 중 7%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빈도가 높다.

또 액취증은 유전력이 있다.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정도나 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서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액취증 환자의 20% 정도는 가족력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액취증은 별도의 진단기준은 없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느낄 정도의 심한 냄새가 날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냄새에 매우 민감한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 냄새 때문에 사회 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거나 흰 옷을 입었을 때 겨드랑이 부위가 노랗게 변해 있을 경우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양쪽 겨드랑이에 티슈를 끼운 다음 5분후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자가테스트의 한 방법이다.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액취증은 자주 씻고 땀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거나 살균 작용이 있는 약용비누·연고를 사용하는게 도움이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파우더 등을 뿌려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겨드랑이털이 많을수록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에 제모를 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구 제모술을 받으면 모근뿐만 아니라 모근 주위의 아포크린선까지 파괴할 수 있어 액취증 냄새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이온영동요법, 보툴리늄독소를 사용해 겨드랑이 땀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국소적 치료나 보존적 치료는 영구적인 치료방법은 아니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피하절제술과 지방흡인술 등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피하절제술은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 피부를 절개한 후 피부를 피하지방층 깊이로 들어 올려 뒤집어 아포크린샘이 포함된 피하지방층을 잘라내어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지방흡인술은 초음파 또는 레이저 지방흡입기를 이용, 피하지방층을 흡입해 아포크린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 아포크린샘이 다시 생성되는 재발 가능성이 있지만 보존적인 치료나 국소적인 치료법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수 이다. 따라서 증상이 심한 액취증은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한증은 에크린샘의 과도한 분비로 발생한다. 전신에 분포하는 에크린샘은 99%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끈적임이 없고 냄새도 거의 없어 맑고 투명한 땀을 배출하는 게 특징이다.

땀이 많이 나는 질환인 다한증은 전체 인구의 0.4~4.6%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사람들은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하루에 600~700㎖정도 땀이 난다. 여름철이나 운동을 할 땐 1.5~4.0L 이상 땀을 흘리기도 한다. 다한증은 땀의 양보다는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게 일반적이다.

다한증은 몸에 이상이 없이 땀이 많이 나는 일차성 다한증과 특별한 질환이 있어 땀이 많이 나는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다한증은 긴장을 하거나 더울 때, 물건을 쥐거나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때 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또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나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많은 땀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빨간색만 봐도 땀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일차성 다한증의 치료는 주변 환경이나 습관에 변화를 주고 발한억제제를 바르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온영동치료, 보툴리눔독소주사, 바이오피드백, 정신과적인 치료, 교감신경절제술 등의 치료법도 시행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만실 교수는 "교감신경절제술의 경우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술 후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심하게 생길 수 있고 식사 시 얼굴에서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비술적인 치료법들은 환자마다 효과의 편차가 크고 주기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차성 다한증은 ▲전신에서 땀이 날 때 ▲자면서 땀이 날 때 ▲비대칭적으로 땀이 날 때 ▲가족력이 없고 안 나던 땀이 갑자기 날 때 등의 경우에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원인이 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폐결핵과 같은 만성질환, 당뇨 등을 치료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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