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공수처법 개정안 법사위 상정…與, 단독 처리 시동 거나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9-21 21:04:09
與 "野 협조하지 않으면 대체입법 통해 공수처 설치"
박범계 "헌재, 위헌 심의 안 하나? 생각이 있나 없나"
野 "수사 대상 따라 권능 달라…헌법 근거하지 않아"
"특별감찰관은 왜 안 하나…진정성 의심할 수밖에"
秋 "野 후보자 추천 거부는 대의민주주의 원리 반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공수처법 시행 2개월이 넘도록 야당의 비협조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더는 지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 등에서 보장했던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게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에 속하는 범위를 확대하고, 모든 수사 대상 고위공직자범죄 등에 대한 수사·기소권 및 공소유지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을 여야 교섭단체에서 각 2명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국회 추천 4인'이 선임되도록 했다. 또 현행 공수처법은 총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자가 될 수 있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후보자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후보자 추천위원 선정 단계와 공수처장 후보자 확정 단계에서 야당에 보장했던 거부권을 없앤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공수처 출범 문제로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개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야당은 위헌 여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국민의힘이) 공수처법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고, 또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것을 놓고 볼 때 국회에서 유효·적법하게 통과된 공수처법을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각을 세웠다.

이어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에는 "야당이 그렇게 (공수처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데 심의 안 하나? 헌법재판소는 생각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라고 야당의 헌법소원에 대해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국회 다수결로 통과된 법을 지키지 않겠다 그러면 음주운전자가 윤창호법 반대하니까 처벌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전자발찌 착용하기 싫다고 성범죄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니 (전자발찌를) 차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9월 중 공수처법에 따른 (출범에)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대체입법을 통해서라도 공수처 (설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심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수사기구 설치"라며 "이것은 국회의 논의를 거쳐서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저는 신속히 출범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반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에 제정신청권을 준다는 것은 합헌이라고 생각하느냐. 당사자에게 인정되는 권리를 수사기관이 갖고 있는 게 합헌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일 경우 수사권만 있고, 판·검사와 고위직 경찰일 경우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게 된다. 하나의 기관이 수사 대상자에 따라서 다른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그런 기관을 봤는가"라고 지적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1.  photo@newsis.com
그러면서 "위헌이냐 아니냐가 논의돼야 한다. 전 세계에 이런 기관은 없다. 한 기관이 수사대상자에 따라 다른 권능을 갖는 것이 어떻게 평등권이고 행복추구권인가"라며 "헌법에 근거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추 장관은 "공수처가 헌법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다. 당연히 헌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조 의원은 이강섭 법제처장에게 "법률가가 아니더라도 공수처법안 관련해서는 위헌 소지가 높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렇다면 (헌재의) 위헌 결정 여부를 기다려보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이 처장은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황에서 법제처장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의원 다음 차례로 토론에 나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제가 대표발의했던 이번 개정안에는 기소권을 공수처 검사가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정신청권 자체가 삭제됐고, 기소권이 대상별로 구분되지 않는다"라며 "일부 지적되고 있는 논란 자체가 이 개정안에서는 아예 문제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회를 통과한 법은 존중돼야 하지만 (여당은) 제1야당을 완전히 배제한 채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없는, 국회법에도 없는 4+1이라는 괴물같은 협의체를 만들어서 밀어붙였다"며 공수처법 국회 처리 절차의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여당은 공수처가 출범도 하기 전에 관련 법안 개정안이 상정된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그 책임을 야당에 물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윤호중 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406호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후 국회 법사위 회의는 오후 3시 30분에 속개된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1. photo@newsis.com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을 두 달째 추천을 안 하고 있으니까 (공수처법) 개정안까지 등장한 거 아니겠나"라며 "헌재에서 (위헌) 심리 중이라는 것을 이유로 해서 이미 법에서 제정된 기관을 이행하지 않는 것, 그건 명백히 위법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도 "공수처법에 대해 완벽성보다는 신속성 있게 일단 출범하고, 시행착오는 고쳐나갈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겨냥해 "(후보자 추천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수처법을 좌초시키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소수가 국민 다수가 바라는 바를 배제하는 것 또한 비민주적이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여당이 특별감찰관은 임명하지 않으면서 공수처만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도읍 의원은 "특별감찰관은 왜 안 하나.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최측근들에 대해 비위를 감찰하겠다는데 왜 안 하나. 20대 국회 때 민주당이 감찰관 임명절차에 동의를 안하고 협조를 안했기 때문에 그렇다"며 "그러면서 공수처는 해야 한다는 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그래서 청와대와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공수처 추천위원도 하겠다고 해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받았는데 주 원내대표가 또 말을 바꿨다"며 "동시적으로 하겠다면, 그게 우리 당의 입장이고 그렇게 하겠다. 주호영 원내대표 좀 설득해달라"고 응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정치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