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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 압박하는 美…한국에 '5G 클린 네트워크' 협력 요청(종합)

등록 2020.10.14 18: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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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클린네트워크에 대한 美측 협력사항 제기"

미중 갈등 심화 국면서 반중 연대 압박 본격화

정부 "특정 업체 선택 문제는 민간 업체 판단"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는 없어"

"검토 단계…관련 부처와 기관 협의 필요 사안"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미국이 한국 정부에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배제시키기 위한 '5G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구축 계획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구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반중(反中) 연대 압박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정부는 특정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민간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며 관계 부처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4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화상으로 진행됐다. 4차 회의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화상회의 방식으로 2시간40분 가량 이뤄졌다.

이날 양측 수석대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 침체 우려에 대응한 글로벌 공급망 복원력 제고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미국은 경제·보안 분야에서 5G 클린 네트워크 계획을 설명하고 사실상 동참을 요구했다.

지난 8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지키겠다"며 '클린 네트워크' 정책을 발표했다. 통신사, 앱스토어, 앱, 클라우드, 케이블 등 분야에서 중국 IT 기업과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반(反) 화웨이 연합'을 뜻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클린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 미국이 우리에 요구하는 협력 요청사항을 얘기했고, 클린 네트워크와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상호 이해를 제고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클린 네트워크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선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고, 좀더 관련 부처와 기관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내 이통통신사업자가 특정업체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상 민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우리 이동통신시장에서 사용되는 5G 보안상의 우려에 대해서는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화웨이 제재 강화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현재 상황들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미국 설명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 6월 이 차관과 통화하면서 반중(反中)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상을 설명했지만 이번 협의회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은 EPN 정책 구상을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email protected]

이날 양국 수석대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항공노선 유지, 역내 7개국 외교차관 전화협의 참여, 진단키트 및 마스크 지원 등을 통한 협력은 한·미 협력 파트너십의 모범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침체 우려에 대응해 글로벌 공급망 복원력 제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과 관련해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 연장 관련 협의를 지속키로 했다. 에너지 협력에 관해선 지난 8월 개최된 제7차 한미 에너지안보대화 및 1.5트랙 한미 에너지 화상간담회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2021년 한미에너지정책대화를 개최키로 했다.

양국은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한 실질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개발, 인프라, 에너지·자원 등 분야에서 진전을 평가하고, 관련 분야에서 신규 협력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관련, 양측은 지난 제4차 SED를 계기로 채택한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에 관한 행동계획' 이행을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9월 두 차례의 라운드테이블 개최를 평가하고, 이러한 협의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인적 교류, 기업인간 상설 네트워킹 포럼 설립 등 구체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양측은 인공지능 및 양자 컴퓨팅 등 신규 협력 분야에 대한 협력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경제안보 등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한·미 동맹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서 한·미 경제협력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양측은 2021년 한국에서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및 제5차 한·미 민관합동경제포럼을 개최키로 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미국 측에서 국무부, 재무부, 보건부, 국제개발처(USAID),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등 기관에서 40여명의 대규모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수출입은행,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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