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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가열되는 구름 위 경쟁…"클라우드 시장을 잡아라"

등록 2020.11.08 10: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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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4일 서울 용산구 KT DX IDC 용산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관계자들이 서버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용산 IDC는 연면적 4만 8,000㎡에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를 갖췄다.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서울권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사진=KT 제공) 2020.11.05.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4일 서울 용산구 KT DX IDC 용산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관계자들이 서버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용산 IDC는 연면적 4만 8,000㎡에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를 갖췄다.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서울권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사진=KT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함께 폭풍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외 IT 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클라우드는 회사들이 자체 전산실에 서버(중앙 컴퓨터)를 설치하는 대신에 전문 IT 업체가 구축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저장 공간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간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향후 기업의 경쟁력은 업종을 불문하고 디지털 전환(DX) 속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클라우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 근무 확산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5일 서울 용산에 서울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열었다. KT의 13번째 IDC로, 연면적 4만8000㎡에 지하 6층~지상 7층 공간을 갖췄다.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용이 가능한 서울권 최대 규모다. 10만 서버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저장된 데이터의 3만배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KT는 용산 IDC 건립을 통해 현 20%가량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내년에 30% 이상 끌어올린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사업과 함께 KT가 통신기업(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하기 위한 역점 사업 3가지 중 한 가지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 대표주자인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을 건립한 데 이어 세종시에 6000억원을 투입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는 작업에 한창이다. 총 29만3697㎡(약 9만평) 부지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2022년 완공이 목표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달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의 사명을 네이버클라우드'로 바꾸며 클라우드 사업을 재정비했다. 이와 함께 업무용 협업도구 '네이버웍스', 인공지능(A) 플랫폼 '클로바'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B2B 사업을 끌어와 네이버클라우드로 일원화했다. 네이버의 모든 B2B 사업 전략과 영업을 전담해 네이버가 가진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상품화해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세종시에 들어설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사진=네이버 제공)

▲세종시에 들어설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사진=네이버 제공)

실적에도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의 올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7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2% 늘었다. 네이버는 올 3분기부터 '클라우드'란 이름으로 B2B 실적을 따로 공개했다.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 카카오도 지난 9월 자체 첫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는 총 4000억원을 투입해 '하이퍼 스케일'(10만대 이상 서버를 운영)급 데이터센터를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1만8383㎡ 규모 부지에 건립한다.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NHN도 지난 6월 약 5000억원을 투입해 김해시 부원지구 약 2만평에 10만대 이상의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오는 2022년 완공할 예정이다.

NHN은 경쟁사인 삼성SDS와 손을 잡기도 했다. NHN과 삼성SDS는 지난 5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상품과 기술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등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토종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알리바바 등과 같은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해 가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이들 '빅 4'의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3%에 이른다. 또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해외 기업의 점유율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IT 공룡들은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공세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세계 1위이자 국내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서울 데이터센터의 가용 용량을 최근 확장했다.

[안산=뉴시스] 7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2층 상황실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유치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윤화섭 안산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여민수 (주)카카오 공동대표, 김우승 한양대 총장 (사진 = 안산시 제공)

[안산=뉴시스] 7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2층 상황실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유치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윤화섭 안산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여민수 (주)카카오 공동대표, 김우승 한양대 총장 (사진 = 안산시 제공)

서울과 부산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부산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 2월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SAP은 이달 국내에 첫 데이터센터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AWS 한국 리전의 하드웨어 자원을 활용해 그 위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내년 2분기 가동이 목표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는 지난 9월 국내 클라우드 관리(MSP) 업체인 메가존과 국내 클라우드 총판 계약을 맺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이 예상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나선 수많은 기업들이 직접 서버를 구축하고 관리하기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고 관리가 편리하며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점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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