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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미국 대선으로 남북 기회의 공간 더 크게 열려"

등록 2020.11.09 1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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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 전환기,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北, 신중하고 현명하게 전환 시기 대처하길"

"북미 협상 접근법 불일치…중간역할 韓 기회"

"바이든, '전략적 인내' 넘어선 접근 가능성"

"남북 대화 요인 증대…보건의료 협력 해야"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9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남북간 협력 기회가 더 크게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북한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 정권 교체기와 관련해 "동북아 정세에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간을 통해서 남북간에 평화를 이룰 기회의 공간이 더 크게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세 전환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가길 희망한다.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를 만든다면 계속해서 이어질 더 좋은 정세의 흐름을 우리가 함께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00년 북미 코뮈니케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북측이 신중하고 현명하게 전환의 시기에 대처하길 기대한다"며 "이번 기회에 남북, 북미간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고 비핵화의 전향적 의지를 보여준다면 한반도가 평화로 나아가고, 남북간 평화와 협력의 공간이 확대된다. 이를 통해 남북미가 하노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평화의 결실을 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측에 미국 정권 교체 시기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올려놓기 위해 전략 도발을 택했던 과거를 답습하지 말고, 남북 대화를 통해 북미관계를 진전시키자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또 "미국 차기 정부와 공조해 더 나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보겠다"며 "차기 정부의 정책 검토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 조야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으로 미국 정부는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늘 경청해왔고, 미국의 대북 관여 방식 또한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역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한미간 협조와 지지의 토대를 보다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email protected]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실무협상 중심의 '바텀업(bottom-up)' 접근을 취해 북미관계의 급진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간담회에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불일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한국 정부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이 어떤 형태로 새로운 정세에서 대응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잘 발신한다면 지난 시절에 있었던 도발적인 대응보다는 평화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통해서, 대화를 통해서 북미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며 "북이 꼭 도발할 거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바이든 당선자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햇볕정책을 강하게 지지하고 김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한 분"이라며 "오바마 시절 전략적 인내를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또 "바이든 정부는 개인의 캐릭터보다는 시스템으로 가는 게 있지 않겠나"라며 "상황을 좀 더 합리적으로 관리한다면 한반도 문제와 남북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데 전략적으로 그렇게 나쁜 환경을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의 미국 방문에 대해 이 고위당국자는 "역대 통일부 장관이 한 번씩은 미국을 다녀왔다"며 "가는 것보다도 도달 가능한 성과가 분명해져야 하고 만남이 의미있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건 없다"고 답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지난 9월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연설을 언급하며 "북한이 파국적 상황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고 다시 좋은 남북관계로 가려 하는 의지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  [email protected]

그는 이어 "상황을 좋게 만들어가는 흐름일 수 있었는데 서해 피격 사건으로 굉장히 큰 난관이 조성된 건 사실이고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요인이 증대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코로나19를 중심으로 보건의료 협력이나 실질적인 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추진 중인 민간 차원의 '작은 교역'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제재 때문에 안 되는 건지, 평양이 전체적으로 봉쇄되면서 뒤로 밀린 건지 따져봐야 한다"며 "단정적으로 무위로 돌아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북한에 회담을 제안할 계획이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일정한 여건이나 시기가 충족됐을 때 정부 전체 차원에서 조율을 통해 하는 것이 맞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 전에 당국 대 당국, 민간과 지자체, 기업 차원의 교류는 얼마든지 환영하고 허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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