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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책임 부인합니까" 빗발친 질문에 침묵 전두환, 법정 향해

등록 2020.11.30 12: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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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 뒤 중절모 1분여 고쳐 쓰고 수행원 팔 잡고 이동

'5·18 책임 인정·사죄 여부'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자택 출발 땐 '대국민 사과' 요구에 "말조심해 이놈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두환씨가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의 재판을 받기 위해 3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11.30.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두환씨가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의 재판을 받기 위해 3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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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980년 5·18당시 헬기 사격을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선고 공판을 받는 전두환(89)씨가 30일 삼엄한 경찰 경비 속에서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이날 낮 12시27분 광주지법 법정동 후문 출입구 주변에 정차한 검정 대형 세단 뒷좌석에서 내렸다.

하차 뒤 1분 가까이 서서 검은 중절모를 고쳐 쓴 전씨는 수행원과 법정 경위·경찰에 둘러싸여 법정동으로 향했다.

앞서 걷는 수행원의 팔을 살며시 잡고 20여 걸음을 걷다, 계단을 오를 때에는 부축을 받았다.

6m가량을 이동하는 동안 부인 이순자씨도 전씨의 뒤를 따랐다.

 '아직도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까?', '왜 사죄하지 않습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5·18 책임 인정 안합니까"라는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전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엉거주춤 법정동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앞서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42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광주 법정으로 향했다. 전씨는 "대국민 사과하라"고 외친 유튜버들을 노려보며 "말조심해 이놈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날 경찰은 전씨 재판이 열리는 광주지법 안팎에 동원 가능한 경력을 최대한 배치했다. 20개 중대 경찰관 2000여 명(추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경찰 기동대 버스로 화단 주변에 차벽을 세우는 등 법원 주변 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또 대응 단계·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유연한 경비를 펼친다.

재판이 열리는 201호 법정 안팎에는 사복·정복 차림의 경찰 수십여명이 배치돼 질서를 유지한다. 법원도 법정 출입 보안을 강화하고 자체 경비 인력을 모두 동원한다.

이날 법원 주변에서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전두환 엄벌 촉구' 문화제가 열린다.

경찰은 시설 경비·안전상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회·시위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집회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한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5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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