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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회사상표 특허등록한 퇴직자…"기망없다"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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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4 06:01:00  |  수정 2020-12-04 08:29:17
이전 회사가 쓰던 상표 특허 내 업무방해
1·2심 "업무방해 맞다"…대법원서 뒤집혀
대법 "적극적인 기망행위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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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이전에 근무하던 회사와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회사의 상표를 먼저 특허로 등록한 행위는 위계를 사용해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순히 상표를 먼저 등록한 것일 뿐,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자신이 근무했던 B사의 상호를 특허로 등록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물관사업을 운영하던 B사에서 사내이사 등으로 일한 A씨는 사측과 분쟁을 벌이다가 직책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B사는 지난 2013년 박물관을 개장해 특정 상호를 사용했는데, A씨는 B사보다 먼저 해당 상호를 먼저 특허청에 서비스표로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A씨는 B사의 협력업체들에 'A사 경영진이 사기 공모 등 의혹으로 소송 진행 중이며, 공모한 것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 A사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적용됐다.

A씨가 상호를 먼저 출원한 행위가 위계를 사용해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를 두고 1·2심과 대법원 판결이 나뉘었다.

1심은 "당시 A씨는 이미 B사의 이사직을 모두 사임한 상태였고, 상표 제작이나 사용에 관여한 적이 없다"라며 "상표를 사용하고자 하는 B사로서는 법인의 신용과 소비자의 신뢰 등을 침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등 혐의에 관해서도 "B사의 거래업체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기보단 B사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그 제작에 관여하지 않은 B사의 서비스표 등을 특허청 담당공무원의 부지(알지 못함)를 이용해 먼저 출원해 등록함으로써 B사가 서비스표 등을 사용하는 데 지장이 초래될 수 있게 만든 것은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상표 출원을 하면서 '위계'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면서 "B사보다 먼저 출원했다거나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으면서 출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B사에 대한 위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사용하려는 의사 없이 서비스표를 출원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허위의 서류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했다는 사정 등이 인정되지 않는 한 특허청 심사관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킨 뒤 이를 이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서의 위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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