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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영난에 아르바이트까지…자영업자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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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17 12:16:14  |  수정 2021-01-17 12:20:15
온종일 공장 컨베이어벨트서 일해도 적자 감당 못 해
7개월 간 월세 밀려…공공일자리 구직 '하늘에 별따기'
'호황' 배달 일 시작했지만 실제 수익엔 큰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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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뉴시스] 김혜인 기자 = 16일 오후 전남 화순 모 헬스장 시설을 관장 임모씨가 소독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2021.01.16.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로 생계 절벽까지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며 눈물 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남 화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임모(33)씨는 17일 "건물 임대료 등을 충당하기 위해 두부공장과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고와 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한 임씨는 5년 전, 대출 1억 원을 받아 헬스장 2곳을 개업했다.

지난 2019년 말 비로소 대출금을 청산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한 지난해 1~2월부터 헬스장 회원권 환불 요청이 빗발쳤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헬스장 1곳은 문을 닫았다.

방역 지침 강화로 에어로빅·요가 등 집단 운동(Group Exercise·GX)이 금지되면서 헬스장 회원은 월 평균 50명에서 10~20명으로 크게 줄었다.

임씨는 인건비·임대료 등 매달 500만 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하고 있지만, 최근엔 매달 200만 원 꼴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다시 은행으로부터 1억 원을 빌렸다.

대출 이자라도 갚자는 심정으로 임씨는 평일엔 두부 공장, 주말엔 물류창고에서 일하고 있다.

임씨는 평일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두부 공장 유통 관리직으로 일한다. 공장에서 퇴근하면 곧바로 자신의 헬스장에서 개인 지도를 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토·일요일 주말동안 물류 센터에서 배송 제품 분류 작업을 하고 일당 13만 원을 받고 있다.

 주말 밤낮 없이 일해 매달 200만 원을 벌고 있지만, 헬스장 운영 적자를 메울 수 없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임씨에게 공황장애까지 찾아왔다.

임씨는 "온종일 두부공장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다보면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라는 자괴감이 든다. 하루도 편히 못쉬고 밤낮 없이 일만 했지만, 적자만 쌓이고 있다"며 "15년간 헬스만 바라보며 살았지만, 직업을 포기해야하나 고민이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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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13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가 광산구 단속 공무원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0.11.13. photo@newsis.com

광주 광산구 한 유흥가에서 247㎡(75평) 규모의 노래홀을 10년째 운영 중인 한모(61·여)씨도 최근 지인 가게에서 부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광주에서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한씨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감염 추이에 따라 방역 지침에 의거한 영업 금지와 재개가 되풀이됐다. 그 사이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한달 중 보름가량 매출액이 0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악화가 지속되면서 직원 2명을 해고해야 했다.

가게 임대료가 7개월째 밀리면서 부채가 2000만 원에 이르자 한씨는 부업을 결심했다.

일자리를 구하는 일마저 쉽지 않았다. 지난해 6월부터 방역 지원·학교 주변 교통안전 지도 등 공공 일자리를 거듭 신청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식당 허드렛일이라도 구하려 했지만 일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한씨는 "60대가 넘으니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지인이 운영하는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매장 재고 정리를 하고 매달 50만 원을 벌고 있다. 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고위험시설'인 유흥주점 업주들이 겪는 고통을 정부가 분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유흥업소라고 해서 하루에 수십 명이 오가는 장소도, 매출이 수천만 원을 기록하지도 않는다"며 "객실 4~5개를 둔 영세 가게가 대부분이다"며 "정부 지원금 300만 원으론 한 달 월세를 겨우 내는 수준이다.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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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8)씨도 매출이 줄어 올해 초부터 배달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다.

박씨는 지난해 초 대출금 2억 원을 보태 165㎡(50평 규모)의 스터디 카페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매출이 개점 당시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적자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출 이자와 월세·인건비 등 고정 지출 비용으로 500만 원 가량이 드는데 적자를 메우고 생활비라도 벌려면 부수입이 필요했다.

인건비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개업 초기부터 함께 일한 직원을 차마 내보낼 수 없었다. 대신 가게는 당분간 직원에게 맡겨놓고, 감염병 위기 속에서 '호황' 업종으로 꼽히는 배달업에 뛰어들었다.

경력을 갖춘 기사는 하루 평균 배달물량이 40~50건에 달해 월 400~500만 원의 수익을 낸다. 난생 처음 배달을 하는 박씨는 호출시스템이 익숙치 않고 운전이 서툴러 하루 20건 가량에 그친다.

배달이 늦어져 고객의 원성을 살 때도 잦아 스트레스가 크다.

박씨는 "월 400만 원을 목표로 부업을 시작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다. 적은 금액이지만 생계를 꾸리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내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오는 31일까지 2주 추가 연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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