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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부모모임 "故변희수 미안…정치권 개탄스러"

등록 2021.03.08 17: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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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전 하사 사망 애도 "너무 미안해"

"(서울시장) 후보 간 경쟁에서 혐오 발화"

"사회구성원으로 살 사람을 벼랑에 몰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성소수자부모모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1.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성소수자부모모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1.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신재현 수습기자 = 지난 3일 사망한 고(故) 변희수(23) 전 하사와 관련, 성소수자 단체들이 변 전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정치권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성소수자 부모 모임과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는 8일 오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전 하사의 명복을 빌었다.

하늘(활동명) 성소수자부모모임 대표는 "우리는 변 전 하사가 어릴 때부터 꿈이 지속될 수 있도록 늘 옆에서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너무나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늘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 간 경쟁하는 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여과없이 발화되는 것은 지켜봐야만 했다"며 "이것이 과연 성소수자들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정치권은 언제까지 혐오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어용단체들의 눈치를 보면서 성소수자의 죽음에 침묵할 것이냐"며 "언제까지 차별과 혐오는 안 된다면서도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를 주창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범보수 서울시장 후보들이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축제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언급하거나 침묵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나비(활동명)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은 자신의 아들이 트렌스젠더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후보들을 향해 차별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후보들을 향해 차별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08. [email protected]

나비 위원은 "저는 트렌스젠더의 부모"라며 "지난해는 트렌스젠더에게 유난히 가혹한 한해였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구직활동을 겪는 트렌스젠더들을 더욱 고립시켰고, 숙명여대 합격생의 입학 포기와 변 전 하사의 강제전역 등을 보며 한국사회의 트렌스젠더 인권의 실태를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제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권에서도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일종의 전략으로 왈가왈부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진다"며 "무감각과 몰상식이 당연히 여겨지는 정치권이 개탄스럽다. 누구의 인권을 선거에 이용하는 당신들은 부끄러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트레스젠더인 이드씨도 정치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드씨는 "과거 윤호중 비례연합정당 사무총장은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말했고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야권후보단일화 토론회에서 '차별에 반대하고 개인의 인권은 중요하지만 타인의 인권도 소중하다'고 말했다"며, "육군 관계자는 '민간인 변희수의 죽음에 발언하는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사회구성원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을 벼랑으로 몰아넣은 건 누구냐"고 했다.

신지예 한국여성네트워크 정치 대표는 "끊임없이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혐오 발언을 들으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길 바랐다"며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세 명의 동지, 세 명의 친구, 세 명의 시민을 잃었다. 성소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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