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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서울형 상생방역', 민생·방역 다 잡을까

등록 2021.04.12 11:50:45수정 2021.04.12 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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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오늘 오전 11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

"서울시,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하도록 온 힘 쏟을것"

"매출타격은 최소화하되, 방역수칙은 획기적으로 강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영업시간 연장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초안을 발표했다.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전제로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매출타격은 최소화하고 방역수칙은 강화해 방역체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오 시장의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과 관련해 '방역을 포기한 셈'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세부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서울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수용 가능하고 보다 실효적인 방역효과를 얻도록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기존 방역수칙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매출타격을 최소화하되, 방역수칙은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 사업주의 책임과 의무는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장의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전제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이 시행된다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방역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지침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 등 유흥시설 6개를 묶어 일괄적으로 영업을 규제하고 있다.

아직 서울시가 마련한 구체적인 세부안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를 세분화 업종별로 부분적으로 영업 확대를 일부 허용하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일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거리두기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일률적인 영업금지 조치 등을 재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시는 지난 10일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제안한 내용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email protected]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형 사회적 거리두기 매뉴얼을 놓고 '코로나19 일부 대응을 포기하는 셈'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4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고 4차 유행 확산을 저지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우리 방역정책이 그동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잘못된 완화신호를 주면 확산세를 막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과 자율에 기반한 방역이 그동안 성과가 있었는지 보면 없다"며 "오히려 단계를 높여서 지금 위기가 지나고 난 뒤 다시 영업시간 연장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오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 조치에 반대한다"며 "지금 집단감염이 유흥주점 등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영업시간을 연장하면서 방역조치를 풀어준다는 것은 방역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시기상으로는 서울형 거리두기를 추진하는 것이 좋진 않다"면서도 "그동안 코로나19를 1년 3개월 시행착오를 겪어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방역조치를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간만 연장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도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아직 서울시 자체 방안이 확정돼 협의 요청이 온 바는 없다"며 "서울시가 안을 제시하면 함께 충분히 협의할 것이다. 지자체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방역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인 11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당국이 거리두기 조치를 하는 이유는 사람 간 접촉을 줄여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그런 거리두기 원칙에 맞게 수칙을 마련했는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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