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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등록 2021.04.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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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출시 이후 46년간 식탁의 해결사로 부동의 1위

쇠고기와양파 등 야채와의 이상적 혼합비 연구 끝 탄생

집밥확대 트렌드 맞춰 '다시다 프리미엄 골드' 2종 출시

[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1975년 CJ제일제당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요한 사내 공모전을 열었다. 기존의 발효 조미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천연 종합 조미료의 탄생을 앞두고 새로운 브랜드명을 공모했다.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탄생한 이름이 바로 '다시다'다.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해 11월20일 첫 선을 보인 다시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뜨거웠다. 제품 출시 두 달만에 생산량을 10배로 늘려야 했다.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수요가 빠르게 형성됐다.

그때까지 조미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1세대 조미료라고 불리는 발효조미료가 천연종합조미료 시장으로 대체됐다. 조미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2세대 조미료 시장이 열린 것이다.

1980년대 들어 다시다는 평균 65%의 시장점유율로 승승장구했다. 1983년을 기점으로 다시다 판매량은 전체 조미료 부문에서 발효조미료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조미료 부분 매출을 주도하는 핵심 상품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다시다는 그간 공식처럼 굳어졌던 '미원=조미료'의 등식을 깨고 마침내 조미료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조미료 생산에 뛰어든 지 15년만의 일이다.

올해로 출시 46주년을 맞은 다시다는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10년 간 매해 꾸준히 2만5000톤(t)의 물량을 생산하며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다시다, 2세대 조미료 시대를 열다

조미료는 음식을 조리할 때 좋은 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재료를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발효조미료는 1955년 대성공업사가 선보인 '미미소'였다. 이듬해 동아화성공업(현 대상)이 개발한 미원이 생산되면서 발효조미료 시장이 커졌다. 

1950년대에 조미료는 특수 계층에서나 사용하는 사치품으로 여겨졌다. 일반 가정 소비는 미미했고 주로 요식업소나 식품가공업체에서 사용했다.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1960년대 일반 가정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터다.

조미료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것도 이 시기였다. 이전까지는 가정에서 사용해 온 각종 양념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 무렵부터 일본 등지에서 흘러 들어온 화학조미료가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제일제당은 이 시기에 신규 사업을 검토 중이었다. 조미료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소비량이 매년 50% 이상 급증하는 등 사업 전망도 밝았다. 그렇게 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조미료라는 또 하나의 사업을 추가했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수많은 연구끝 탄생한 다시다…시장 판도 바꿔

CJ제일제당은 1972년부터 발효조미료가 아닌 종합조미료로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쇠고기, 생선, 양파 등 천연원료를 섞어 가장 이상적인 혼합비를 찾는 연구에 돌입했다.

원재료와 부재료의 영양분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액체 원료를 분말로 만들어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다. 천연원료의 이상적인 혼합비를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1975년 다시다가 탄생했다.

2시대조미료 시장의 포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과거 발효조미료 시장에서 미원의 아성에 제일제당이 도전장을 던졌다면 다시다는 시장 판도를 바꿨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다시다의 성공 비결은 기술력, 맛, 네이밍, 마케팅의 4박자

다시다의 성공에는 기술력과 맛에 더해 공격적이고 치열한 마케팅 전략과 활동도 있었다. 다시다 출시와 함께 시작한 다시다 광고는 김혜자 씨를 모델로 '그래, 이 맛이야”라는 말을 대표 카피로 내세웠다. 

이말은 금세 유행어가 됐다. 이어지는 제품명 '쇠고기 국물 맛 쇠고기 다시다'는 사람들 뇌리에 깊이 박혔다. 쇠고기 국물 맛과 다시다를 연결 지은 광고는 다시다를 조미료의 대명사로 각인시켰다. 광고는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후반 국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다시다는 1987년 어머니의 그리운 손맛을 표현한 '고향의 맛'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은 '고향'과 '맛'을 연계해 고향의 맛을 낸다는 '맛의 상징화'를 시도했다.
 
다시다는 국민에게 단순한 가공식품 이상의 의미로 자리를 잡게 됐다. 다시다로 떠오르는 김혜자가 25년간 광고 모델을 하면서 한국 최장수 CF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헀다. 고향의 맛 콘셉트 광고는 1990년까지 제작돼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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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 3세대 조미료 시장 개척으로 또 한 번 도약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 또 한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국내 최초 3세대 조미료라고 불리는 웰빙조미료 '자연재료 산들애'를 출시했다.

보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원재료의 맛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9가지 자연재료, 즉 한우, 다시마, 양배추, 대파, 무, 마늘, 표고버섯 등에 자체 개발한 발효성분을 통해 음식의 감칠맛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2012년에는 다시다 프리미엄 제품인 '명품골드 다시다 쇠고기'를 새롭게 내놨다. 한우 10% 함량과 천일염 사용으로 원료의 차별화를 꾀한 제품으로 멸치, 조개, 해물까지 명품골드 4종 라인업을 갖췄다.

최근에는 '다시다 프리미엄 골드 숙성한우'와 '다시다 프리미엄 골드 멸치디포리' 두 가지 제품으로 더욱 고급화했다. CJ제일제당만의 차별화된 발효기술 기반의 클린라벨 조미 소재인 '테이스트앤리치'를 함유해 감칠맛을 한층 더 올렸다.

소포장 스틱형 12개 들이로 내놓아 편의성도 높였다. 스틱 1개는 2∼3인분 국물요리 1회 조리 기준으로 1티스푼 분량이다. 이는 프리미엄 조미료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소포장 편의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데 따른 전략이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그래, 이 맛이야'…어느새 46년 '고향의 맛' 다시다


◇미국·일본·몽골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
 
미국 시장에서는 다시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다시다 명품골드'를 론칭하고 미국 시장 내 프리미엄 제품 확대 판매를 꾀하고 있다. 다시다 사용법 등을 담은 홍보 영상물을 제작, 마트 내 상영을 통해 현지인과 3세 교민들을 공략하고 있다. 

몽골에서 다시다 쇠고기는 '쇠고기 수프'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한국와의 활발한 교류로 인한 자발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한국와 식문화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는 조미료의 본 고장 일본에도 다시다를 수출하고 있다. 일본 코스트코 전 매장에서 시식행사, 매장 내 영상물 상영, 레시피 카드 배포 등 다시다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오랜 기간 다시다가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다시다만의 특별한 맛의 비법에 있다"며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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